행정고시 최종면접서 국정화-박정희 등 '사상 검증'
"올바른 국가관과 애국심을 강요하는 질문 계속돼"
1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2015년도 5급(행정) 국가공무원 공채 면접시험’에서 국정화를 비롯해 ‘새마을운동’, ‘경부고속도로’, ‘한강의 기적’, ‘종북세력’ 등이 언급됐다. 참가자들은 “‘올바른’ 국가관과 애국심을 강요하는 듯한 질문이 계속됐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면접 때는 “의회입법과 정부입법, 기자와의 관계 속에서 알권리와 업무 연속성의 조율 등 주로 ‘업무상황에서의 딜레마’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고 당시 참가자가 전했다.
올해 면접 참가자 ㄱ씨는 “면접관이 ‘공무원으로서 종북세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말해보라’고 질문했다. 다른 참가자에게는 ‘대한민국에서 추방당해야 하는 사람이 누군지 말해보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한 집단토론에서는 “국제개발협력사업 진행시 물적 인프라를 먼저 지원해야 하는지, 교육·사회·문화 등 의식적 측면의 인프라를 먼저 지원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토론 때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와 같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려면 둘 중 어떤 지원을 우선 해야하는지”를 묻는 취지의 자료가 제시됐다. 그러면서 경부고속도로와 새마을운동중앙본부가 각각 물적·의식적 인프라 사례로 등장했다.
자기기술서 주제로는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요인’, ‘자유민주주의를 준수하는 행동과 저해할 수 있는 행동’을 제시했다.
그룹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청렴문화 확산 방안, 국가상징물 홍보 방안, 존경받는 공직사회 구현 방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또 다른 참가자 ㄴ씨는 “국가상징물로 어떻게 애국심을 고취시킬 것인지 물었다”면서 “태극기 가로·세로 비율과 그리는 방법도 질문했다”고 전했다.
보도를 접한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행정고시 최종면접에서 국정화-박정희 업적 등의 내용으로 면접을 했군요"라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예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사상검증을 한 셈인데, 사실상 새누리당 당직자를 선발한 셈이네요"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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