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조작 열우당 "도로 우리당?"
개표 혼란 일파만파
대통합민주신당의 컷오프 촌극은 6일 다시 들여다 봐도 이해할 수 없을 지경이다. 원내 제1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 중대한 절차임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당 차원에서는 실무자의 계산 착오라고 하지만,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순위 재번복 현상에 대해서 일부 당원들과 지지자들은 ‘조작설’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개표 이전부터 당 국민경선위원회측은 이미 공신력에 흠집을 냈다. 정보 유출을 우려해 통계자료까지 파기하면서 순위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했던 터다. 하지만 언론과 캠프측의 등쌀에 밀려 순위를 발표했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아우성이 터지자 급기야 후보별 득표수를 공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발표 장소도 기자회견장 등 공식적인 장소가 아니라 당 국경위 집행위원장의 개인 사무실이었다.
●‘순위공개 불가→공개´ 공신력 흠집
본격적인 개표 혼란이 시작됐다. 전날 저녁 7시쯤 국경위는 손학규 후보가 240표 차이로 정동영 후보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득표율 집계결과, 손 후보가 37.8%, 정 후보는 36.52%로 격차가 1.28%p라고 했다. 그러나 3위 이해찬 후보의 득표율이 21.63%라고 발표하면서 기자단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세 후보의 득표율 합계가 95.95%나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밤 11시쯤, 국경위는 득표수를 정정했다. 손 후보와 정 후보의 표 차이가 54표라는 것이다. 게다가 당초 4위로 발표했던 한명숙 후보와 5위 유시민 후보의 순서도 뒤집었다.
이 의원은 반복된 산술 착오에 대해 “일반인 여론조사 2400명과 선거인단 4714명을 50 대 50으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사연인 즉, 컷오프 통과자 발표현장에서부터 여론조사 득표수를 선거인단 득표수와 등치시키려면 2배수를 곱해야 하는데 4배수를 곱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앞선 한 후보가 한때 4위로 발표됐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다. 컷오프 발표현장에는 국경위 실무자들을 비롯, 여론조사 담당업체 전문가들이 전산시설을 구비해 놓고 있었다. 제대로된 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캠프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유 후보의 상승세를 인정하기 싫은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게 아니냐.”며 1,2순위 표 전체공개를 촉구했다.
●관리체계 문제 지적 책임론 부상
당 안팎에서는 경선관리 체계의 문제를 지적하며 경선위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인영 국경위 부집행위원장은 “정치적·실무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기사일자 : 2007-09-07 4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