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와서 제 땅이 어딘지도 몰라"
<추적60분>, 의원들의 경이로운 투기 실태 폭로
국회의원이 농지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의 주민이 KBS <추적 60분>에 한 말이다.
<추적60분>은 지난 3월 말 공개된 19대 국회의원 296명의 재산 내역을 기준으로 그들의 땅을 검증했다.
그 결과 국회의원 5명 중 1명꼴인 65명의 의원이 전국에 걸쳐 715필지의 땅을 매입(상속·증여받은 땅 제외)했으며 이들 땅값이 전국 평균 토지 상승률의 6.5배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IMF사태 때 전국 토지 평균가격이 13% 폭락하는 와중에도 이들 의원 보유 토지 가격만은 5% 상승했다.
이들에게 땅을 판 주민들은 “그냥 오르는 게 아니고 금방 만 원짜리가 십만 원이 되니까...”라며 팔자마자 땅 값이 올라 속상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경이로운 '땅테크' 비결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산 경남권, 전남 여수와 목포권, 강원 평창과 세종시 인근 등 올림픽과 행정수도 건설로 개발 호재가 있었던 곳에 집중됐었기 때문이라고 KBS는 밝혔다.
또한 이들이 보유한 토지 715필지 중 302필지(42%)는 농지다. 국회의원 1인당 평균 보유 농지는 7006㎡로 농민 한 사람당 평균인 6807㎡보다 많았다. KBS는 농지를 보유한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직접 농사를 짓지 않아 농지법을 위반했다고 전했다.
의원들 가운데 가장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이는 전국 5개 시·도에 35만7천㎡, 264억원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이었다.
박 의원은 강원 홍천군 구만리 골프장 개발 부지에 부인 명의로 34만여㎡(10만2천여평)의 땅을 샀다. 박 의원은 또한 1996~1997년, 2001년까지 부인과 함께 서울 잠실운동장 인근 땅을 34억원에 매입해, 현재가 178억원, 시세차익 144억원, 수익률 400%라는 기록을 세웠다.
류지영 새누리당 의원은 경기 용인의 1만4천㎡ 땅을 1억1000만원선에 매입했고, 이번 재산신고때 그 가치를 17억원이라고 신고했다. 대기업 부회장 출신인 류 의원의 남편은 충남 궁항 땅 1270㎡를 구입했다. 류 의원은 이 밖에 제주도, 충남 태안과 경북 영주, 서울 등 전국 6개 광역시·도에 모두 82억원의 부동산을 신고했다고 <추적60분>은 보도했다.
류 의원측은 이에 대해 본지에 "<추적60분>이 보도한 경기 용인 땅은 1억1천만원에 매입해 현재는 시세가 5억7천만원 가량되고, 보도된 17억원은 그 땅에 어린이집을 만들어 그 건물가격까지 포함한 가격"이라며 "또 충남 궁항이라고 보도했지만 충남 궁항이 아니라 전북 부안 1275㎡다. 결론적으로 모든 부동산을 합하면 8억2천만원선"이라고 해명했다.
민주통합당 신장용 의원(경기 수원을)은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가 확정된 이듬해인 2000년 여수시 안포리에 2만2천㎡의 땅을 사는 등 여수와 전남 신안, 경기 화성 등지에 대규모 땅을 사들였다.
“돈이 많으니 샀겠지. 그래서 다 부자가 됐겠지.”
땅부자 의원들을 바라보는 한 주민의 냉랭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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