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강원 400km 강행군
춘천 유세에서 언론노조 등장 "MB OUT"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강원도 춘천을 시작으로 홍천, 속초, 강릉, 삼척, 태백 등 6개 지역을 거리로만 400여km를 5시간 반 동안 훑었다.
이처럼 유세 일정이 빡빡한 이유는 박 위원장 본인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각 지역 후보자들이 '한번만 와달라', '와서 잠깐만이라도 얼굴만 비춰달라'는 통사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위원장은 이런 탓에 유세 내용을 그 지역 현안 하나를 중심으로 지역과 후보 이름만 바꿔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첫 유세지인 춘천 온의동 풍물시장에서 열린 김진태(춘천)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성공했을 때 얼마나 기뻐하셨나"라며 "저도 평창 현지에서 우리 강원도민과 기쁨을 함께했다. 앞으로 6년간 정말 준비를 잘 해야한다. 힘들게 얻어낸 이 평창의 꿈, 이것이 강원도 발전의 꿈으로 이어져야한다"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중심으로 다른 5곳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유세를 펼쳤다.
그는 그러면서도 홍천 홍성읍 농협군지부 앞 삼거리에서 열린 황영철(홍천.횡성) 후보의 지원유세에서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민주통합당을 작심하고 비난한 뒤 "홍천횡성은 한우가 유명한데 황영철 후보야말로 믿을 수 있고 몸집은 좀 작지만 마음이 듬직한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황영철 후보를 재선의원으로 만들어 주시면 국회에 가서 더 큰 일을 하고 홍천이 더 발전될 것"이라고 황 후보에 대해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강릉 금학동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친이 권성동(강릉) 후보에 지원유세에서는 "우리 권성동 후보는 그동안 강릉 발전과 강원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성실하게 일했다"라며 "권 후보는 강릉 현안 해결에 최적임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공식적으로는 마지막 일정이었던 태백 황지동 연못 앞에서 열린 염동열(태백.영월.평창.정선)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이번에 염동열 후보에게 일 할 기회를 한번 주셔야하지 않겠는가"라며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폐광지 회생의 초석을 놓는 일, 우리 염동열 후보라면 큰 과제를 해 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날 춘천 유세현장에는 전국언론노조 노조원 20여명이 'MBC를 망가뜨린 김재철은 물러나라', 'KBS는 국민만이 주인', '김인규 OUT' 등이 씌여 있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으며,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박 위원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박 위원장의 방문에 불만을 품은 듯 풍물시장 한 가운데에 대자로 누워버려 당직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가는 곳마다 대부분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며 악수라도 하기 위해 다가섰다. 후보자들은 저마다 박근혜 위원장을 치켜세웠으며, 김진태(춘천) 후보는 "대통령 선거도 멀지 않았다. 제주해군기지를 해적기지라고 부르는 불안한 세대에게 대통령까지 내줄 생각인가?"라며 "연말에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드려면 먼저 저를 국회에 보내달라"고 말했다.
친이 권성동(강릉) 후보는 "유세 인파 중에서 가장 많은 시민이 운집한 날중의 하나"라며 "아마 저 권성동을 사랑해서 참석한 분들도 계실 것이고 존경하는 박근혜 위원장의 얼굴을 보고 큰 격려를 해주고 싶어 참석한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 지역당 30분으로 잡힌 이날 일정은 각 지역 간 거리가 멀어 10~20분 내 짧게 끝나자 지지자들은 대부분 "벌써 갔어?", "얼굴 좀 보려고 했는데 가버렸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 박 위원장은 최근 유세 일정 대부분을 소화하기 위해 점심 끼니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차 안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세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는 박 위원장의 승용차가 대략 200km/h의 속도로 달려야 가능한 것으로 기자단 버스는 아예 이날 일정으로 잡힌 6군데 중 속초와 삼척유세를 포기하고 그 다음 유세 지역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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