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KBS, 솔직하게 인정할 것 인정하라"
"루퍼트 머독은 도청 인정하면서 신문 폐간까지 했는데"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을 통해 KBS 도청 의혹에 강한 무게중심을 실으며 이같이 촉구했다.
사설은 "언론 자유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권력 감시를 위해 반드시 보호받아야 하지만 실제 취재활동에선 명예 훼손이나 프라이버시 침해의 경계 지점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해야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런 '모호한 경계 지대'를 둘러싼 논쟁으로만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만약 KBS가 경영상 큰 이해관계가 걸린 시청료 인상과 관련한 정치권 움직임에 대해 불법·비정상적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해 반대편 정당에 제공했다면 이를 공공성 있는 취재 활동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이어 "미디어 황제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영국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NoW)'가 지난 7일 과거의 도청을 인정하면서 폐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민주국가에선 사실 보도를 위한 것이라 해도 부도덕한 방법으로 남을 감시하거나 도청까지 하는 것은 용납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실례(實例)"라며 머독의 예까지 들어 KBS를 압박했다.
사설은 "KBS는 지난달 30일만 해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민주당 회의 내용을 입수해 한나라당에 제공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경찰이 취재기자 집을 압수수색한 후에는 'KBS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반발했다"며 "그러면서도 지난 주말 보도국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했다. KBS 노조는 회사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경영진은 의혹을 빨리 털어내야 KBS의 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며 KBS 사측의 석연치 않은 행보에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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