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 신문, '신공항' 유치 놓고 으르렁
PK-TK 서로 원색적 비난공세, MB공약이나 효용성은 의문
현재 부산과 밀양은 서로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밀양은 거대 부산에 맞서 대구 등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반드시 밀양에 신공항이 유치돼야 한다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러던 와중에 <부산일보>가 지난 6일 부산시 산하 부산발전연구원이 신공항 밀양 후보지에 대한 첫 종합적인 환경영향 평가서인 '동남권 신공항 밀양 입지시 환경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동남권 신국제공항을 밀양 후보지에 건설할 경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산자락에 위치)와 사자바위와 부엉이바위 정상부 등 김해 봉화산의 절반 가량이 절개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하고 나섰다.
보도후 당연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층은 크게 반발하며 인터넷 상에서 밀양유치 반대 주장을 폈다.
그러자 대구 <매일신문>이 8일 "6일 부산발전연구원은 '밀양에 신공항이 건설되면 노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김해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내놓고 부산지역 언론은 이를 여과없이 보도, 부산시민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며 부산시와 <부산일보>을 싸잡아 비난하며 반격에 나섰다.
<매일>은 "부산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봉화산 절개'를 퍼 나르고 '봉화산 절개 반대 운동을 펼치자'며 흥분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에 대해 대구시 신상철 신공항 추진반장은 '부산의 주장대로 김해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면 부산이 공항 입지로 고집하고 있는 가덕도는 496m의 승학산 등 섬 전체를 통째로 들어낼 정도로 깎아야 한다'며 '봉화산을 절개해야 한다는 부산 측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며 대구시 주장을 전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선후보 시절에 내건 대선공약이다. 그러나 집권후에는 신공항 건설시 효용성 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아직 국가과제로는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의 경우 비용 대비 편입 분석 결과, 부산 가덕도와 밀양 모두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게 낫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수도권에 대응하는 제2 경제권을 위해서는 신공항 건설이 필수적이며 (입지 선정은)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경제논리로 가겠다"며 신공항 대선공약 이행 방침을 밝혔고, 그 결과 신공항을 서로 유치하려는 지역간 갈등은 더욱 첨예화하고 있다.
지금도 영남권 의원들은 TK와 PK로 나뉘어 서로 자기 지역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며 으르렁대고 있고, 결국 이같은 갈등이 이번에는 지역언론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국가재정 건전성이 급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효용성이 극히 의문시되는 또하나의 대규모 국책사업이 과연 강행돼야 하는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만만치 않아, 동남권 신공항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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