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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군사대국 노리며 MD 본격 구축

SM3탑재 미 이지스함 요코스카 미군기지에 29일 첫 배치

일본이 북한의 지난달 5일 미사일 발사 이후 북한 위협을 내세우며 미사일방위(MD) 시스템의 일본내 본격 배치에 나서는 한편 매일 사상 최대의 군사훈련에 나서고 있어 동북아 지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본격적인 MD 관련 무기 배치와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 해외파병 항구화 등 안보 강화 움직임은 최근 과거 역사를 왜곡하는 등 보수 우익노선과 함께 군사대국을 지향하고 있는 일본내 정치세력들의 행보와 맞물려 과거 전범국가인 일본의 만행을 기억하는 주변국가들의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일본 방위청, MD 관련 예산 2천억엔으로 늘려

29일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뒤 미사일방위(MD) 체제의 조기 구축을 적극 추진해온 일본은 요코스카(橫須賀)항에 해상배치형 요격 미사일 ‘SM3’를 탑재한 미국 해군 이지스함 샤이로(Shiloh)호를 배치하며, 이는 일본 방위를 위한 MD 체제에서 탄도미사일을 실제로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전력의 첫 운용사례라는 점에서 주변국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9천5백16t급 이지스 순양함 샤이로호의 일본 배치를 시작으로 미-일 MD 체제의 구축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전날 방일한 윈터 미국 해군장관을 도쿄 외무성에서 만나 "(샤이로호의 배치는)일본의 MD 전력을 보완하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은 샤이로를 포함, MD 전력을 갖춘 이지스함 3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인한 위협 증대를 이유로 연내에 3척의 SM3 탑재 이지스함이 태평양에 배치될 예정이며 유사시에는 일본 주변으로 이동해 작전을 전개하게 된다.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도 SM3를 탑재하게 되지만 이를 싣기 위한 첫번째 개보수 작업이 종료되는 시점이 2007년 말이라는 점에서 그 동안에는 미국 이지스함의 요격 능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으로, 지상배치형 미사일 PAC3의 경우 미군은 연내 오키나와의 가테나 기지에 실전배치할 계획이다.

해상배치형 요격 미사일 ‘SM3’를 탑재한 채 요코스카(橫須賀)항에 배치되는 미국 해군 이지스함 샤이로(Shiloh)호. 96년 페르시아만에서의 크루즈미사일 발사 장면. ⓒ 미 해군


올해 안에 배치가 시작되는 항공자위대의 PAC3는 미국측의 배려로 미사일 수량을 대폭 늘려 앞당겨 실시하는 등 MD와 관련된 미-일 간 공조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급속도로 강화되면서, 최근 미일 국방부 수뇌들의 회담에서 일체화까지 추구키로 한 미일간 군사동맹이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움직임은 미사일 방어(MD) 예산의 대폭 증액 조치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청은 이달 말 재무성에 제출할 내년도 방위예산 요구액 가운데 MD 관련 예산을 원래 계획보다 2백27억 엔(약 2천억 원) 늘려 요구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내년도 MD 관련 예산 요구액은 역대 최고인 2천억 엔 안팎이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방위청 관계자를 인용, "올해 예산에는 방위청이 1천5백1억 엔을 요구했다가 최종적으로 1천3백99억 엔으로 확정됐다"며 "방위청의 MD 예산 증액 방침은 지난달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지상배치 미사일 요격장비인 패트리엇3(PAC3) 미사일 배치 대수를 애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긴급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2004년부터 중장기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MD 도입을 진행해 왔으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원래 예정보다 실전 배치를 앞당기고 장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며, 방위청은 PAC3 추가와 함께 해상 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전자정찰기 EP3의 개조 비용과 무인정찰기 도입에 대비한 적외선 센서 연구개발 비용도 추가로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2004년부터 매년 1천억 엔 이상의 예산을 MD 체제 구축에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2003년 5월 미.일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MD 체제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해상 배치 스탠더드 미사일3(SM3)는 일본이 보유한 이지스함 네 척을 단계적으로 개조해 2010년까지 탑재를 마치기로 했다.

SM3는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탄도 미사일을 상승 단계 또는 대기권 진입 후 요격할 수 있는 첨단 미사일이며, 육상 배치형인 PAC3는 본래 계획을 수개월 앞당겨 올해 말 사이타마현 이루마 기지에 처음 실전 배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0년까지 4개 기지에 배치한다.

후지종합화력훈련, 국민보호훈련 등 연일 전쟁 방불케 하는 실전 훈련 강행

한편 일본 육상자위대는 27일 시즈오카(靜岡)현 고텐바시 인근에 있는 후지(富士)산 자락에서 1961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연례 실탄사격 훈련인 ‘후지종합 화력훈련’을 사상 최대 규모로 공개적으로 진행했다.

이 훈련은 일본을 침공한 적을 요격하는 내용으로 진행됐으며, 전차 60대, 대전차헬기 등 항공기 20대, 대포 40문, 병력 2천여명이 동원됐고 훈련에 소모된 실탄만 약 35t(3억2천만엔 상당)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25일에는 일본 최대의 석유비축기지가 있는 홋카이도(北海道) 도마고마이시 인근에서 유사시에 대비한 국민보호훈련을 실시했으며, 석유탱크 폭발을 가정한 진화 작업으로 시작된 이 훈련은 현지 경찰과 소방대들이 참여한 재난 대비 훈련과 함께 육상자위대 7사단을 비롯해 항공·해상 자위대까지 참여한 본격적인 군사훈련이 펼쳐졌다.

일본이 유사시에 대비한다며 2004년 제정한 국민보호법에 따라 실시된 이날 훈련은 국민보호법에 따라 자위대를 중심으로 경찰, 소방대, 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현지 대책본부가 총리관저와의 화상회의 등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도주로를 차단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2005년 후쿠이(福井)현에서 첫 훈련이 실시된 이 훈련은 내년 이후에도 이바라키현, 돗토리현 등에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보호법은 적의 침공을 ▲육상 침공 ▲게릴라 및 특수부대 공격 ▲탄도미사일 공격 ▲항공기 공격 등으로 분류하고 대응책을 마련한 데 이어 핵·생물·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대응책도 규정하고 있으며, 동시에 국민들에게도 평상시에 피난훈련에 참가할 것을 요구하는 등 일본 전역을 전시체제로 규정하고 전쟁을 방불케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도록 하고 있다.

9·11테러 이후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협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을 들어 자위대 해외파병 항구화법 제정,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조기 도입, 방위예산 증액 등 일련의 군사력 강화 작업에 나선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및 핵 위협을 빌미로 이같은 중무장 및 대규모 군사훈련에 나서면서 군사대국으로의 재 부상을 노리고 있다는 주변국가들의 우려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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