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스나이퍼' 설기현, 센세이션 이어갈까

애스턴빌라전 선발출장 EPL 데뷔골 노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중인 '스나이퍼' 설기현(레딩)이 오는 24일 새벽(한국시간) EPL 2라운드 애스턴빌라와의 경기에 선발출장,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노린다.

EPL 중위권 미들스보로전 3-2 역전승 견인 만점데뷔

지난 주말 미들스보로와 가진 EPL 데뷔전에서 팀창단 135년만에 프리미어쉽 무대에 오른 소속팀 레딩에게 3-2 짜릿한 역전승을 안기며 '맨 오브더 매치'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던 설기현은 경기직후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가 부여하는 선수평점에서 사실상의 만점에 해당하는 평점 9점을 받으며 EPL 무대에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설기현에게 주어진 평점 9점은 양 팀 선수를 통틀어 유일하게 얻어낸 평점이었다.

상대였던 미들스보로는 EPL에서도 중위권에 속하면서 강팀들을 종종 혼내주기도 하는 '도깨비팀'으로 알려져 있을 만큼 실력면에서 만만한 팀이 결코 아니었다. 특히 전반전 초반 다우닝과 예쿠부에게 2골을 연거푸 허용하며 0-2로 리드 당할때까지만 해도 레딩의 대패가 예상되던 경기였으나 이랬던 경기흐름을 설기현은 일순간 뒤집어 놓았다.

설기현은 코너킥과 상대 문전에서의 프리킥을 거의 전담해서 처리했고 그의 킥은 강력하고 날카로웠다. 미들스보로의 문전을 향해 두차례 날카로운 프리킥 슈팅을 시도하는가하면 번개같은 측면돌파로 골키퍼와 상대수비 중간지점에 정확히 꽂히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이 날 레딩이 기록한 3골 중 2골에 직접적인 기여를 했다.

0-2로 뒤지던 전반 43분경 미들스보로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킷슨의 추격골을 도왔고, 2-2로 균형을 이룬 후반 10분경 또다시 상대오른쪽 측면을 파고들어 동료 리타의 역전골의 시발점이 된 크로스를 연결한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설기현은 이 날 미들스보로의 측면 수비를 완전히 농락했다.

위치와 자세 가리지 않는 전천후 '무빙크로스' 능력 발군

설기현의 플레이가 돋보이는 결정적인 이유는 양 발을 모두 사용해서 위치에 상관없이 어려운 자세에서도 정확한 크로스를 상대문전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마치 농구에서 장신의 수비수를 앞에 두고 정확한 3점슛을 성공 시키는 슈터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설기현의 크로스 능력은 상대 수비수를 곤혹스럽게 하기 충분한 능력이다.

설기현의 '무빙크로스' 능력 하나만 놓고 본다면 '킥의 마술사'로 불리는 데이비드 베컴(레알 마드리드)과도 비견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로서는 최초로 데뷔전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설기현이 이제 해야할 일은 골을 넣는 것이다. 지난 1라운드 경기에서 첫 골을 기록한 주전포워드 킷슨이 발목부상으로 애스턴빌라전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팀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설기현의 어깨는 더욱 더 무거워진 상황이다.

레딩과 경기를 펼칠 애스턴빌라는 지난 2005-2006 시즌 EPL 정규시즌 16위를 기록, 간신히 프리미어쉽 무대에 살아남았지만 지난 1라운드 경기에서 아스널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매서운 전력을 보여줬다.

24일 애스턴빌라전 선발출장, EPL 데뷔골 노려

물론 이제 갓 프리미어쉽 무대에 올라온 레딩으로서는 결코 쉽게 여길 수 없는 상대이나 거꾸로 뒤집어 보면 앞으로 만날 최정상급의 팀들과의 경기보다는 승점쌓기를 노리기에 수월할 수도 있는 경기이며 레딩의 프리미어쉽 잔류를 위해 꼭 잡아야할 필요가 있는 팀이다.

레딩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입단한 설기현은 지난 미들스보로전을 통해 구단의 기대는 물론 EPL전체의 주목을 받는 선수로 떠오른 상태다. 나름대로 '센세이션'이라는 표현을 붙여줘도 결코 과장이라 여겨지지 않을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이번 애스턴빌라전에서 설기현이 지난 미들스보로전에서 보여준 수준의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그가 데뷔전을 통해 일으켰던 센세이션을 이어감과 동시에 소속팀 레딩이 지난 시즌 초반 위건 어슬레틱스가 EPL 무대에 일으킨 돌풍을 재현할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볼 필요가 있는 경기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