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보수들, '박근혜 융단폭격' 개시
<동아일보>, 조갑제 등, "원칙만 고집하는 먹통" "조심해라"
김순덕 "원칙만 고집하는 먹통"
<동아일보>의 김순덕 논설위원은 3일자 칼럼 <근혜님의 ‘신탁통치’>란 비아냥조 제목의 칼럼을 통해 전지명 친박연대 대변인이 박근혜 전 대표 비판성 발언을 한 이유로 반나절만에 경질된 사건을 지적한 뒤, "나의 관심을 끈 것은 박근혜에 대해 말 한번 삐끗했다고 공당(公黨) 대변인의 목이 날아간 그 열혈충정의 집단심리였다"며 "알라신에 불경하면 단칼에 베어버리는 종교적 근본주의가 떠오를 정도"라고 비아냥댔다.
김 논설위원은 이어 "반박(反朴)도 박근혜에게 목이 걸려 있긴 마찬가지다. 고비마다 그의 한마디는 정국의 물줄기를 돌렸고 그가 손을 안 들어주면 선거에 졌다"며 "계파 수장 정도가 아니라 대통령을 능가하는 반인반신(半人半神)의 경지"라고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당연히 그는 말이 길지 않고, 옥음을 들려주지 않을 때가 많다. 측근이 대신 설명하거나 발언을 전하기 일쑤다. 해석이 잘못됐다며 다른 측근이 나서기도 한다"라며 "신이 특정인을 매개자로 해서 뜻을 펴는 신탁(神託)통치가 이런 건가 싶다"고 비꼬았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박근혜가 늘 강조해온 ‘국민의 뜻대로’ 화합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그 이후라도 신탁 말고 동참을 해줬다면, 그리하여 한나라당이 집권당답게 탈바꿈했더라면 나라꼴은 오늘처럼 꽉 막히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며 "박근혜의 원칙이 국익보다 중요한지 의문이 치미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정부여당이 밑바닥 지지율에서 허덕이는 책임을 박 전 대표에게 뒤집어 씌우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평소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 말을 상기시키며 "(엘리자베스 1세는) 현재의 대통령을 능가하는 군주였음에도 원칙만 고집하는 먹통은 아니었다"며 우회적으로 박 전 대표를 '먹통'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그가 만에 하나, 이 정부가 망해야 차기 대권을 잡을 수 있다고 여긴다면 국민과 역사에 죄짓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수구좌파에 정권이 넘어가 애써 공부한 대권수업을 써먹을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며 경고한 뒤, "국민이 완전히 등 돌리기 전에, 말 한마디에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는 독보적 정치력으로 한나라당이든 친박연대든 당대표로 나서 국정의 한 축을 책임지기 바란다. 평양까지 찾아가 어머니를 죽게 한 김정일과도 악수했는데 나라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못할 게 뭐가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명박 정부의 국정에 적극 협조하고 나설 것을 주문했다.
조갑제 "박근혜, 잘 나갈 때 조심해라"
문제의 칼럼을 접한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도 칼럼 내용에 전폭적 공감을 표시하며 박 전 대표 비난공세에 가세했다.
조 전 대표는 3일 자신의 홈피에 올린 글을 통해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은 오늘 화제가 될 만한 칼럼을 썼다"며 칼럼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필자가 미디어법에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한 박근혜 의원에 대하여 '한나라당을 탈당, 친박연대 대표를 맡는 게 낫겠다'고 했더니 친박연대는 '막말'이라고 성토하였다"며 앞서의 구원을 상기시킨 뒤, "친박연대란 이름의 정당이면 당연히 박 의원을 대표로 모시는 게 맞다. 그런데도 나를 비판한 걸 보니 박 의원이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를 다 주무르는 희한한 정치를 하도록 내버려달라는 뜻으로 해석되었다. 오늘 김순덕 위원도 같은 충고를 하였다"며 친박연대를 비아냥댔다.
그는 더 나아가 "이런 의견들이 여론화되면 친박연대와 박근혜 의원은 한국 정치판을 코미디로 만드는 존재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은 만고불변의 원칙이다. 박근혜 의원의 최근 행태는 국민들의 건전한 상식과는 너무나 멀다"며 박 전 대표를 맹비난하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이들의 공개 비판외에 친이계 내에선 "박 전 대표가 마침내 제 풀에 꺾였다"고 반색하는 등 미디어법 역풍을 맞은 박 전 대표를 비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어, 스스로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박 전 대표가 당면한 위기를 향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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