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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강금원, '모진 놈' 옆에 있다 벼락 맞아"

"강금원, 사고치지 말라고 내 수족들 도운 것"

노무현 전대통령이 17일 밤 두번째 구속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적극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검찰 수사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네번째로 올린 글을 통해 강 회장이 자신의 수족노릇을 하던 사람들을 도운 이유를 "사고치지 말라고 준 것"이라며, 강 회장이 자신의 재임기간중 "사업을 한치도 늘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강 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라며 "이번이 두 번째다.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비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또 강 회장과 박연차 태광실업회장,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자신의 퇴임후 기념재단 설립을 추진한 것과 관련해서도 "강 회장은 퇴임 후에 바로 재단을 설립하자고 주장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좀 천천히 하자고 했다. 강 회장 한사람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미안하고 모양도 좋지 않으니 출연할 사람들을 좀 더 모아서 하자는 의견이었다"고 해명했다.

노 전대통령의 이같은 글은 검찰이 '강금원 리스트' 수사를 본격화하면서 자신 주변사람들의 이름이 줄줄이 거명되는 데 대한 적극적 해명 성격을 띄고 있어 향후 검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다음은 노 전대통령의 글 전문.

강금원이란 사람

강회장이 구속되기 전의 일이다. 내가 물어보았다.

“강 회장은 리스트 없어요?”
“내가 돈 준 사람은 다 백수들입니다. 나는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는 돈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많은 돈을 왜 주었어요?”
“사고치지 말라고 준 거지요. 그 사람들 대통령 주변에서 일하다가 놀고 있는데 먹고 살 것 없으면 사고치기 쉽잖아요. 사고치지 말고 뭐라도 해보라도 도와 준 거지요.”

할 말이 없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나의 수족 노릇을 하던 사람들이 나로 인하여 줄줄이 감옥에 들어갔다 나와서 백수가 되었는데, 나는 아무 대책도 세워 줄 수가 없었다. 옆에서 보기가 딱했든 모양이다. 강회장이 나서서 그 사람들을 도왔다.

그 동안 고맙다는 인사도 변변히 한 일도 없는데 다시 조사를 받고 있으니 참으로 미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데 강회장이 계속한다.

“지난 5년 동안 저는 사업을 한 치도 늘리지 않았어요. 이것저것 해보자는 사람이야 오죽 많았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하면 내가 대통령님 주변 사람을 도와줄 수가 없기 때문에 일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요.”

강 회장이 입버릇처럼 해오던 이야기다.

“회사일은 괜찮겠어요?”
“아무 일도 없어요. 지난번에 들어갔다 나오고 나서 직원들에게 모든 일을 법대로 하라고 지시했어요. 수시로 지시했어요. 그리고 모든 일을 변호사와 회계사의 자문을 받아서 처리했어요. 그리고 세무조사도 다 받았어요."

그래서 안심했는데 다시 덜컥 구속이 되어버렸다.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게 사업을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어떻든 강 회장은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을 맞은 것이다. 이번이 두 번째다. 미안한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강 회장이 나를 찾아 온 것은 내가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였다.

모르는 사람한테서 전화가 왔다.

“후원금은 얼마까지 낼 수 있지요?” 전화로 물었다.

“1년에 5천만 원까지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무실로 온 사람이 강 회장이다.

“나는 정치하는 사람한테 눈꼽만큼도 신세질 일이 없는 사람입니다.”

첫마디를 이렇게 사람 기죽이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눈치 안보고 생각대로 말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경계를 하지 않았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당시 나는 장수천 사업에 발이 빠져서 돈을 둘러대느라 정신이 없던 때였다. 자연 강 회장에게 자주 손을 벌렸다. 당시 안희정씨가 그 심부름을 하면서 타박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정치인이 정치나 하지 왜 사업을 하려고 하느냐 하는 것이 구박의 이유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에게 직접 타박하지는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나는 2000년 부산 선거에서 떨어졌고, 2002년 대통령 후보가 되었을 때에는 장수천 빚 때문에 파산 직전에 가 있었다.

강회장의 도움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대통령이 아니라 파산자가 되었을 것이다. 강 회장은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나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는 나에게 단 한 건의 이권도 청탁한 일이 없다. 아예 그럴만한 사업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고 한다.

퇴임이 다가오자 강 회장은 퇴임 후 사업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강회장의 생각에는 노무현이 중심에 있었고, 나의 생각에는 생태 마을이 중심에 있었다. 결국 생태마을 쪽을 먼저 하고 재단은 퇴임 후에 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그렇게 해서 주식회사 봉화가 생겼다. 이름이 무엇이든 우리가 생각한 것은 공익적인 사업이었다.

70억이라고 하니 참 크게 보인다. 그런데 강 회장의 구상은 그보다 더 크다. “미국의 클린턴 재단은 몇 억 달러나 모았잖아요. 우리는 그 10분의 1이라도 해야지요.” 이것이 강 회장의 배포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은 돈을 모으기가 어렵다. 꼭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강 회장 혼자서 부담을 해야 할 형편이다.

강 회장은 퇴임 후에 바로 재단을 설립하자고 주장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좀 천천히 하자고 했다. 강 회장 한사람에게만 의지하는 것이 미안하고 모양도 좋지 않으니 출연할 사람들을 좀 더 모아서 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퇴임 후 바로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각종 조사와 수사가 시작되고, 박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도 시작되니 아무 일도 시작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을 모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 재단은 표류하고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 가급적 우리 집에 오지 말라고 한다. 그러지 않아도 사업하는 사람들은 오겠다는 사람도 없었다. 사업을 안 하는 사람이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디 취직이라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봉하에 오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런 봉하에 강 회장은 매주 하루씩 다녀갔다.

그런 강회장이 구속이 되었다. 아는 사람들은 그의 건강을 걱정한다. 제발 제 때에 늦지 않게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란다.

면목 없는 사람 노무현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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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4 개 있습니다.

  • 3 3
    해상방위대

    앞으로 대포동 맞을겨
    뒤통수치는게 빨갱이들 주특기라.

  • 4 13
    친노인사

    충고
    노전대통령!
    그는 고단수다!
    곧 한나라당 매가톤급 역풍맞으니 꼬리를 내리는게 좋을것!
    제2천막당사돼시기전에!!^^

  • 8 15
    연차수당

    모진놈의 옆에서 모진짓만 했으니 의당 모질게 당해야한다.
    모질다...사전적 의미는 못 되고 잔인하다는 정도.
    밥상을 때려 엎었다는 모진놈.
    속담에도 모진놈은 계집이나 팬다고 했다.
    모진놈 은혜로 군대에 모포나 납품을 했던가?
    백범선생님 암살귀 안두희가 사후에 군납으로 떼 돈을 벌어서 호의호식 했다지.
    한국민은 막가파식 모진 놈들이 마구 휘둘러 해 먹어도 좋게 끝내는 국민이 아니다!
    너희 일당은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극히 모질게 당해야만 한다.
    그것이 민중을 기망했고 배신한 역사의 보복인 것이다!

  • 19 11
    아래미

    박연차나 강금원이나, 돈을 주었는데, 댓가성이 명확하지 않더군요.
    뇌물죄라는 것이 물론 돈을 주고 받으면 성립하겠지만, 문제는 그 댓가가 뭐냐는 것이죠. 과연 박연차 강금원이 노무현 치세에 재벌이 되었나요? 아님 무슨 사업을 새로 했나요? 검찰은 그점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저 돈 주었다는 것만 털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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