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군현, 정병국, 김정훈, 이명규, 정진섭, 구상찬, 장윤석, 신성범, 이종력, 안형환 의원 등으로 김 의장을 호위하는 특별조까지 짰다.
이밖에도 쟁점법안 강행처리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진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통하는 좌우문을 지키는 조 편성도 끝냈다.
한나라당은 "어차피 한번은 맞을 매"라며 쟁점법안들을 강제처리한 뒤, 이날 출국한 이명박 대통령이 6박7일간 외유를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상황을 종료시킨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2일 국회 본청 중앙홀에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쟁점법안 직권상정 강행 작전을 짜고 있다. ⓒ연합뉴스 무장해제 당한 민주당, 김형오 의장 성토만
반면에 이날 새벽 김 의장을 믿고 국회 본청에서 보좌관들을 전원 철수시켰던 민주당은 사실상 완전 무장해제를 당한 상황이어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며 김 의장에 대한 울분만 토하고 있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둘러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김 의장에게 한나라당이 주장한 ‘표결처리 한다’는 주장을 수용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며 “의장은 민주당이 대승적으로 이를 수용한 만큼 직권상정을 철회하라”고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은 콧방귀도 안뀌고 있다.
조 대변인에 따르면 원혜영 원내대표는 오후 1시 45분께 김 의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방침을 설명했고 김 의장은 이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에게 건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초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방침을 통보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직자 100여명은 이날 오후 직권상정을 저지하기 위해 본청 진입에 나서 방어선을 구축한 경찰들과 충돌을 빚었다. 당직자들은 본청 2층 정문과 민주당 원내대표실 쪽 창문을 통해 기습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들이 저지에 나서면서 서로 뒤엉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고, 결국 몸싸움과 멱살잡이가 재현했다.
청사 안에 있는 당직자들이 이들의 진입을 도우기 위해 가세하고 경찰들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 일부 당직자들이 넘어져 부상자가 속출 하기는 했지만, 당직자 수십 명은 저지선을 뚫고 진입에 성공했다.
민주당은 인력 보강이 완료되는대로 현재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점거농성 중인 한나라당 의원들과 대치한다는 계획이어서, 국회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은 앞서 문방위에서의 방송법 직권상정에 이어 이번에도 또다시 허를 찔림으로써 방송법 등이 통과될 경우 정세균 지도부 인책론 등 거센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