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손욱 농심회장 맹비난
"네티즌 고발 안하면 국내에서조차 설 땅 없을 것" 악담
최원석 <조선일보> 사회부차장은 이날자 칼럼 '손욱 농심 회장님께'를 통해 "검찰이 불매운동한 네티즌을 고소하라고 했지만 거절했다"는 손 회장의 지난 15일 발언을 거론한 뒤, "일부 네티즌들이 농심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인 것은 농심제품을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며 "그보다 조선일보를 공격하는 것이 목표였다.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 있는데 농심이 인정하지 않으니 사지 말자는 순수한 소비자운동과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광고끊기에 대한 반격에 손 회장이 동참하지 않는 데 대한 강한 불만 토로인 셈.
그는 또 "쓴소리를 듣고 (고소보다는) 내부적으로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 손 회장 발언을 거론한 뒤 "옳은 말씀"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릇된 정보를 바탕으로 남을 공격하는 일부 집단을, 그것도 남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농심을 악용하는 행위까지'하늘같이' 떠받들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조중동> 광고끊기 공세를 펴는 네티즌들은 떠받들 소비자가 아니라는 주장인 것.
그는 손 회장을 꾸짖는 과정에 엉뚱한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2005년 4월 터진 '웬디스 칠리'사건이다. 당시 한 여성 블랙슈머(악성 민원제기 소비자)는 남의 잘린 손가락을 칠리 음식에 넣고는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것처럼 속여 거액을 받아내려 했다. 이 사건으로 웬디스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그때 웬디스가 취한 조치가 뭔지 아나? 경찰에 이 사건을 정밀 조사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낸 웬디스가 지금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웬디스 예를 든 그의 논리대로라면 농심 제품에서 연이어 발견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쥐머리, 곤충 등 각종 이물질도 네티즌들이 일부러 투입했다는 식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조사를 통해 밝혀진 팩트는 이들 이물질은 제조 또는 유통과정에 철저하지 못한 관리체계로 유입된 것이었다. 전혀 적절치 못한 견강부회식 비유인 셈.
그는 "이 사례를 언급하는 것은 정당한 비판에는 고개를 조아려도 부당한 비난에는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라며 "그런 잘못된 행태를 보이는 일부 네티즌들이 무서워서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들에게 끌려다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며 검찰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손 회장을 거듭 비난했다.
그는 "'나쁜 소비자'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아야 '네슬레와 같은 글로벌 식품회사가 되고 싶다'는 회장님의 희망이 실현될 수 있다"며 "블랙슈머에게 무릎을 꿇어서는 국내에서조차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라는 악담으로 글을 끝맺었다.
농심이 네티즌의 타깃이 된 것은 <조중동>에 광고를 싣지 말라는 네티즌들의 공세에 농심 전화상담원이 "<조선일보>는 계속 번창할 것"이란 자극적 이메일 답변을 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후 네티즌들이 격노해 강도높은 농심 불매운동을 펼치자 손욱 회장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진화하기 위해 노심초사했고, 15일 기업혁신 전략간담회에서 네티즌들을 고소할 생각이 없으며 철저한 자성을 통해 '뉴 농심'이 되겠다는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조선일보>는 강한 배신감을 느끼며 지면을 통해 직접 손 회장을 맹비난하고 나선 양상이나,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 일각에서는 "검찰에 이어 <조선일보>까지 농심을 맹비난하고 나서니, 우리가 이제 농심을 그만 공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조선일보> 악담과는 정반대 반응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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