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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 각국 팬들 기싸움속 맥주 나눠마셔

대중교통 불편함, 무더위 때문에 응원객들 고통도

지난 11일 저녁(현지시간) 쾰른 월드컵경기장인 라인에네르기 스타디온 주변은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아프리카의 앙골라팀과 2002년 한일월드컵 예선탈락의 아픔을 딛고 이번 월드컵에서 명예회복을 노리는 포르투갈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수 많은 인파가 경기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트램(쾰른시내 교통수단의 일종)안에는 포르투갈의 팬들과 앙골라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한 데 어울려 맥주를 나눠 마시고 사진을 같이 찍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자국팀에 대한 응원구호를 외치고 호루라기를 불며 은근한 장외 기세싸움을 펼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경기장 앞에 도착하자 열기는 더욱 더 고조되었다. 경기장 인근의 맥주집과 레스토랑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양국 응원단의 인파로 넘쳐났고, 이들을 통제하는 안전요원들은 연신 진땀을 훔쳐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색복장을 한 관중의 모습은 어김없이 발견되었다. 특히 엘비스 프레슬리의 복장과 외모를 그대로 흉내낸 포르투갈관중이 현장에 모인 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각종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앙골라 응원단의 모습도 독특했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줄 서있는 인파 ⓒ뷰스앤뉴스


엘비스 프레슬리의 외모를 흉내낸 독특한 복장의 관람객 ⓒ뷰스앤뉴스


이번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앙골라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앙골라 축구팬들 ⓒ뷰스앤뉴스


한편에서는 남은 티켓을 구하기 위한 노력도 눈물겨웠다. “I need a ticket”이라고 씌어진 종이 조각을 들고 경기장 주변을 맴도는 축구팬들이 적지 않았고, 많지는 않았지만 암표를 팔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발견되었다. 경기장 옆에 마련된 티켓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 날 앙골라와 포르투갈의 경기티켓은 일주일 전에 동이 났다고 귀띔.

그러나 이런 뜨거운 월드컵의 열기와는 별도로 독일 현지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에어컨이 제대로 가동되는 교통수단을 찾아보기 힘든 데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북도 다양한 언어로 번역된 분량이 모자라 경기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하철과 버스의 배차간격도 평일과 주말이 차이가 심하고 들쭉날쭉해 제 시간에 경기장에 도착하려면 최대한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움직이지 않으면 골탕을 먹기 일쑤다.

이 날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한 포르투갈 팬은 “경기장까지 오는데 너무 힘들었다. 20분이면 올 거리를 1시간이 넘게 걸려왔다. 하마터면 늦을 뻔했다”면서 “도대체 전철안이 너무 덥고 습해 마치 사우나 같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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