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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욜 감독, 이영표와 토트넘 모두 위기로 몰아

아수-에코토와의 출전시간 배분 실패. 두 선수 모두 '시즌아웃'

이영표(토트넘 홋스퍼)가 무릎인대파열로 시즌을 접은 가운데 토트넘 홋스퍼는 13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세비야(스페인)와의 유럽축구연맹(UEFA)컵 8강전 2차전에서 2-2로 비겨 결국 1무1패의 성적으로 4강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지난달 초 첼시에 밀려 잉글랜드 FA컵 4강진출에 실패한데 이어 UEFA컵까지도 4강진출에 실패, 이제 다음시즌 UEFA컵 진출을 위한 리그 6위 확보를 위한 싸움에 '올인'해야할 상황이다. 한때 FA컵과 UEFA컵에서 4강을 넘어 우승까지도 바라보던 토트넘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토트넘, FA컵-UEFA컵 모두 탈락. 리그 6위 확보도 '위태'

현재로서는 토트넘의 마지막 남은 목표인 리그 6위를 차지하는 것도 그리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가장 주된 원인은 수비진의 붕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시즌을 접게된 이영표의 공백은 토트넘에게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 이적이 무산된 이영표는 시즌 전반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지냈다. 프랑스리그에서 이적해 온 베느와 아수-에코토라는 신예 수비수에게 주전자리를 내어주고 간간이 비중 낮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 고작이었다.

마틴 욜 감독은 이영표와 아수-에코토 두 선수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더블캐스팅'한 상황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도 이영표와 아수-에코토 중에서 중요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는 어김없이 아수-에코토를 출전시켰다. 이영표를 벤치에 앉혀두는 표면상의 이유는 2006 독일월드컵의 피로가 덜 풀렸다는 것이었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전반기-에코토, 후반기-이영표 '혹사' 중요한 시기에 일찌감치 시즌 접어

결국 아수-에코토는 후반기에 들어서며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후반기 들어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해야했다. 그리고 이영표는 오랜 기다림 끝에 다시 토트넘의 주전을 탈환했다. 아수-에코토의 경우 부상도 부상이었지만 수비에 있어 노련함이 떨어지다 보니 아스널, 리버풀과 같은 강팀을 만날때면 어김없이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욜 감독은 전반기 내내 이영표를 벤치에 앉혀두는 대신 아수-에코토를 혹사시키며 성적은 성적대로 올리지 못하고 귀중한 수비자원만 잃게된 셈이었다.

주전자리를 어렵사리 다시 확보한 이영표는 후반기들어 토트넘의 왼쪽 측면 수비를 혼자 도맡았다. 그리고 최근 시즌을 마감할때까지 11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이라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대표로서 한국을 오가는 일정도 당연히 소화해냈다. 이영표 본인은 이런 상황에 대해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그를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안쓰럽고 안타까운 시간들이었다.

결국 이영표는 주위의 우려대로 가장 중요한 시기에 시즌을 마감했고 토트넘은 요즘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영표가 빠지자 마자 곧바로 첼시에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패하며 리그 7위로 떨어졌고, 세비야에 패하며 UEFA컵 4강진출도 좌절됐다.

마틴 욜 감독의 '오판', 선수도 잃고 팀도 위기에 빠뜨려

이 과정에서 욜 감독의 선수운용에 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시즌 초반부터 이영표와 아수-에코토에게 적절히 출전시간을 배분, 체력적인 안배와 부상관리를 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면 욜 감독이 그토록 만족해마지 않던 두 왼쪽 측면수비수가 모두 시즌을 조기마감하지 않고 끝까지 팀에 기여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이미 FA컵과 UEFA컵 탈락은 결정됐고, 리그 6위확보가 '발등의 불'이 된 지금 욜 감독은 스스로 토트넘의 지금의 위기에 대해 팬들의 비판과 질책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만약 토트넘이 올시즌 리그 6위 획보에 실패한다면 욜 감독의 거취 문제도 관심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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