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 사드 배치에 '한류 금지령' 본격 발동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방송 금지, 연예인 광고도 불허
21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조사 업체인 <이언왕(藝恩網)><텅쉰(騰迅)오락> 등 중국 매체는 20일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프로그램과 리메이크 작품의 방송을 금지하는 지침이 최근에 내려왔으며, 이미 심의를 통과한 작품이나 방송 포맷을 정식으로 수입한 예능 프로그램은 이번 지침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아직 공식 문건이 내려오지는 않았지만 “한국 드라마·영화·예능 프로그램과 한국 작품을 리메이크한 콘텐트가 모두 방송 금지된다. 단 이미 심의를 통과한 작품이나 방송 포맷을 정식으로 구입한 예능 작품은 예외”라는 지침이 전해졌다는 내용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방 31개 성·시 위성방송은 물론 지방 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에까지 적용돼 중국 내 한류 콘텐트 유통이 크게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문화부가 공개한 해외 영상물 수입 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아이유·이준기가 주연한 ‘보보경심 려’를 끝으로 심의를 통과한 한국 작품은 전무한 상태다. 한·중 공동 투자로 제작된 이민호·전지현 주연의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은 끝내 중국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주 한국 단독 방영을 시작했다.
이번 한한령은 “▶한국 단체의 중국 내 연출 금지 ▶신규 한국 연예기획사에 대한 투자 금지 ▶1만 명 이상을 동원하는 한국 아이돌의 공연 금지 ▶한국 드라마·예능 협력 프로젝트 체결 금지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드라마의 중국 내 송출 금지” 등을 포함한다.
중국 연예매체 <촨메이취안>은 중국 당국이 이 조치를 지난 9월 1일자로 소급 적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한국 기업·브랜드·광고모델 등 한국을 나타내는 어떤 요소도 방송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류 스타의 중국 내 광고 활동에 대한 규제는 이미 시작됐다. 지난 8일 시작된 중국산 스마트폰인 VIVO의 신형 모델인 x9 광고에서 기존 모델 송중기가 중국 영화배우 펑위옌(彭于晏)으로 교체됐다.
중국 화장품 업계도 비상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송중기를 모델로 채용했던 프로야(珀萊雅·PROYA), 김수현의 한허우(韓後), 송혜교의 쯔위안(滋源), 안재현의 훠취안(活泉) 등 중국 화장품 업체들도 당국의 불이익 조치를 피하기 위해 한국 모델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 9월 ‘보보경심 려’가 심의를 통과하면서 업계에선 사드 배치가 지연되면서 한한령 해제를 기대해 왔으나, 한국 국방부가 지난 16일 경북 성주의 롯데 골프장과 경기도 남양주의 군 보유지를 교환해 사드 배치를 서두른다는 발표가 나오자 중국의 입장이 강경하게 돌변했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단호하게 취함으로써 스스로 안보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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