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이동국(미들스브러)이 마침내 역사적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전을 치렀다.

이동국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레딩FC와의 EPL 28라운드 홈경기 후반 40분경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인 야쿠부와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고 인저리타임을 합해 약 9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인상적 플레이를 했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9분간의 EPL 데뷔전

특히 이동국은 경기종료 약 1분여를 앞둔 상황에서 팀동료 스튜어트 다우닝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레딩 수비수의 키를 넘어 자신에게 연결되자 이를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그대로 논스톱 왼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아깝게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이동국은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쥐었으나 미들스브러의 홈팬들은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주었다. 이동국은 이후 경기종료직전 한차례 슈팅을 더 시도한 뒤 경기를 마쳤다.

경기 직후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미들스브러 감독은 “이상적인 시나리오대로라면 나는 이동국에게 좀더 시간을 줬겠지만 야쿠부, 비두카가 너무 잘해줬고 위협적이었다는 게 문제였다”고 밝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이동국의 출전시간이 짧았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국은 경기직후 "처음 뛰는 자리에서 좋은 찬스를 만들어 기분이 좋다"면서도 "집에 가면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 같다."는 말로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동국의 출전시간이 9분에 불과함에도 불구, '꿈같은 데뷔전이 될 뻔했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7점이라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이동국에게 부여했다. 또한 미들스브러의 공식 홈페이지는 구단뉴스를 통해 이동국의 데뷔전을 '동화에 가까운 데뷔전'이었다고 평가하며 비중있게 다뤘다.

특히 현재 미들스브러 공싯 홈페이지에서 진행중인 레딩전 '맨 오브더 매치(경기 최우수선수)'를 뽑는 네티즌투표에서 이동국은 선제골을 터뜨린 비두카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기분좋은 결과임에 틀림없다.

이동국의 EPL 데뷔전은 9분에 불과했지만 팬들에게 이동국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데는 충분한 시간이었던 셈이다.

당분간 후반 교체투입 예상. 출전시간이 데뷔골 시기 좌우할듯

이제 팬들의 관심은 이동국의 EPL 데뷔골이 언제쯤 나올 것인지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지고 있다. 이동국이 레딩전에서 날린 그림과 같은 발리슈팅에서도 보여지듯 이동국의 슈팅감각과 위치선정능력은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 야쿠부나 비두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데뷔전을 통해 확인된 만큼 이동국의 EPL 데뷔골의 시점이 그다지 머지 않았다는 희망적인 전망이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당분간 이동국이 선발출전 보다는 후반 교체선수로 투입될 것으로 보여 매 경기 이동국의 출전시간이 이동국의 데뷔골 시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진다.

미들스브러의 다음 경기는 오는 28일 새벽에 있을 웨스트브롬위치와의 FA컵 16강전 원정경기다. 인상적인 데뷔전 덕분에 이 경기에 이동국의 출전전망도 밝은 편이다. 경기의 상황에 따라 교체투입시기가 결정되겠지만 이동국의 출전시간에 따라 EPL 데뷔골을 기대해 볼 만 한 경기다. 만약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서 이동국의 EPL 첫 골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동국은 다음달 3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로 첫 골 사냥을 미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