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신임 총장에 선출된 이필상(59ㆍ경영학) 교수가 보건대(통합전 고대병설보건대)생들의 총학생회 투표권을 주장하다 지난 4월 19일 출교당한 7명의 고대 재학생들과 관련 구제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대 개교이래 최초로 서울대출신 총장 선출
고대 학교법인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현승종)은 20일 교내 1백주년기념 삼성관에서 이사회를 갖고 이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이 교수는 제16대 고대 총장으로 앞으로 4년 동안 학교를 이끌게 됐다.
이 교수는 이 날 이사회에 앞서 열린 총장추천위원회에서 교수ㆍ동문ㆍ직원ㆍ학생 대표 등의 투표를 통해 이기수(61ㆍ법학) 교수와 1, 2위를 나란히 차지해 총장 후보로 재단에 복수 추천됐다. 그러나 이사회는 이 날 표결 없이 만장일치로 이필상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추대했다.
서울대 출신인 이 교수의 신임 총장 당선으로 고대는 일본 게이오대 출신의 제9대 김준엽 총장 이후 무려 21년 만에 타 학교 출신 총장을 배출하게 됐다. 특히 서울대 출신이 총장에 오른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이필상 "처벌은 더 잘되라는 채찍이어야 한다"
이 교수는 이 날 총장 선출 직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출교 사태에 따른 고대 재적생들의 구제를 시사했다. 이 교수는 “학교는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교육기관이다. 처벌은 잘못을 뉘우치고 더 잘되라는 채찍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교수는 “총장에 취임하면 (출교) 학생들과 대화를 하고 이들이 학교에 돌아오고 싶어하는지, 반성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사태해결에 힘쓸 생각”이라고 말해 고대 출교생들의 학교 복귀가능성을 키웠다.
'어윤대식 개혁' 큰폭 수정
한편 이 교수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대학의 총장은 양면성이 있다”며 “학자의 표상으로 높은 학식이 있어야 하는 한편 많은 자금을 유치해서 학교를 발전시키는 경영 능력도 있어야 한다. 두 가지를 잘 조화시켜 학교의 외형적 발전과 학문의 내실을 함께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혀 CEO형인 어윤대 전 총장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를 반영하듯 이 교수는 교내 영어강의 실시와 관련해 “국제화라는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면서도 “영어로 교육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시도였지만 그동안 너무 급하게 추진이 돼 부작용도 있었다. 영어강의를 계속하되 학과의 특성에 따라 자율성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교수는 기여입학제와 관련 “아직은 공감대가 형성 안됐다. 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져 (사회가) 기여입학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 그 때 추진하겠다. 이런 분위기가 2~3년 안에 이뤄질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장기적인 계획으로 보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입시제도와 관련해서 그는 “대학이 스스로 인재를 자율적으로 뽑을 수 있어야 한다. 입학제도와 관련해 앞으로 (정부에) 자율성을 달라고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