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시내 6개 외국어고등학교의 입학시험이 사실상 본고사에 가깝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번 2007년도 외고 입시부터 집중 장학 지도를 펼 것임을 밝혔다.
공 교육감은 27일 오전 국회 교육위 서울시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외국어고등학교들이 사실상 본고사를 보고있다”며 출제문제를 들어보이던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의 추궁에 “네, 그렇게 보인다”며 외고 입시 본고사 논란을 인정했다.
서울 6개 외고, 교육청 ‘본고사 금지’ 지침 위반
서울 지역 6개 외고들은 2003년 교육청과 협의해 ‘논리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되 수학-과학 문제는 출제하지 않는다’, ‘우리말로 묻고 우리말로 답한다’, ‘7차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한다’, ‘단답형 문제는 금지한다’ 등의 5개 출제지침을 지키기로 약속한 바 있다. 시 교육청은 이같은 지침을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 입시 공동출제위원회에 지시해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해 실시된 2006학년도 서울지역 외고 일반전형 구술면접고사에서 본고사형 수학문제가 출제되는 등 사실상의 ‘본고사’라는 논란이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끊이지 않았다.
유 의원이 시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06학년도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등학교의 특별전형, 일반전형 시험지를 분석한 결과 ▲대원외고 일반전형 2번 ▲대일외고 일반전형 8번 등에서 수학 지필고사가 확인됐다.
특히 대원외고의 경우 영어로 수학시험 문제를 출제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지난 해 서울지역 6개 외고에서 낸 총 1백32개의 문항 중 수학문제가 무려 36%(47개)나 출제됐다.
또 대원외고의 특별전형 출제 문항 중 영어지문에 영어로 답하게 하는 사례도 발견됐다. 한영외고의 경우도 특별전형 구술면접 시 ‘면접관의 질문지를 토대로 (가)~(마)까지 해당 지문의 순서를 나열하라’는 내용의 문제로 교육청 지침사항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답변에 나선 공 교육감은 “위반한 것 같다”며 “서울지역 6개 외고에 대해 그간 출제된 내용을 검토하고 집중 장학을 실시해 원인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 교육감은 “입시관계 방법, 절차 6개 외고 모두 조사해 교육부 종합감사 전까지 국회 교육위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은 서울지역 6개 외고 입학전형이 사실상 본고사에 가까움을 인정했다. ⓒ김동현 기자
외고 본고사 대비위해 수험생들, ‘과외'는 기본, 어학연수까지...
한편 이같은 외고 입시의 본고사화 탓에 외고를 준비중인 학생들도 특목고 입시 대비반 학원을 다니거나 해외로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등 사교육 열풍에 휩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이 올해 서울지역 6개 외고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외고 입시를 위해 사설 학원에서 특모고 대비반을 다녀봤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무려 67.5%가량 됐다.
더 나아가 외고 입시를 위해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의 비율도 전체 입학생 중 34.6%나 차지했다. 특히 E 외고의 경우 올해 입학생 중 63.3%가 연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