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청와대인사수석실이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는 MBC 보도와 관련, 청와대가 정정보도를 요구한 반면에 한나라당은 사실일 것이라며 공세를 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주말까지 정정보도 안하면 모든 절차 취할 것"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MBC 보도와 관련, "근거없는 일부 주장을 메인 뉴스의 톱으로 보도하고,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같은 내용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편성한 것은 균형을 상실한 의도적 보도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청와대는 MBC측에 문제의 기사와 같은 꼭지 분량의 정정보도를 이번 주말까지 내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며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진실보도와 책임보도의 원칙차원에서 법률적 대응은 물론 가능한 모든 절차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력대응을 경고했다.

한나라당 "'사표 내시라'는 말쯤 쉽게 했을 것"

반면에 한나라당은 MBC 보도가 사실일 것이라며 청와대를 성토했다.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반 장관 본인은 일단 부인하고 사임 압력을 행사할 만한 위치에 있었던 청와대 인사라인 핵심들도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MBC의 보도가 청와대의 인사 문제를 잘 아는 여당 국회의원에게서 나온 내용이라 당사자들이 부인한다고 덮어질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사문제와 관련 부처 차관에게 ‘배 째 드리죠’라는 험악한 말까지 서슴치 않았던 청와대 참모들의 행적으로 볼 때 장관에게 ‘사표내시죠’라는 말쯤은 쉽게 했을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박 수석부대변인은 "‘배 째 드리죠’와 ‘사표 내시죠’는 정황과 프레임이 똑같다"며 "‘배 째 드리죠’는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언론제도개혁에 담당 차관이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가해진 질책성 멘트이다. 같은 구조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공무원제도개혁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담당 장관에게 날린 힐책성 멘트가 ‘사표내시죠’였음이 분명해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개혁이라는 칼날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청와대 참모들의 기세로 볼 때 반개혁적으로 보이는 장관 하나쯤 날리는 것이야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이라며 그러나 "차기 유엔 사무총장 당선이 유력한 인재에게 함부로 사표 운운할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할 수 있다"며 청와대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한편 이같은 논란과 관련, MBC는 추가 보도를 통한 진실 규명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