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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암살영화, '대담함의 미학' 갖춰"

토론토영화제 국제비평상 수상, 감독에겐 살해 위협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저격범에 의해 암살당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대통령의 죽음(Death of a President)'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31회 토론토 국제영화축제에서 국제심사위원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영화계에서 호평을 받으며 빅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 감독 등 제작진에게 극우세력의 살해 위협이 계속돼 국제사회의 관심을 한층 집중시키고 있다.

"부시의 전쟁, 애국법 등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 줘"

18일 <AP통신> <로이터통신> <CBS방송>에 따르면, 영국 <BBC방송>이 제작한 이 영화는 이번 토론토 영화제에서 시사회 때마다 세계 전역에서 찾아온 관객과 비평가들이 몰려드는 높은 인기를 보였고, 심사 결과 ‘피프레치(FIPRESCI)상’으로 불리는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토론토영화제 측은 심사위원들이 이 영화에 대해 “현실을 왜곡함으로써 더 큰 진실을 드러내는 대담함의 미학”을 갖춘 영화로 평가했다며, 대상과 함께 영화제 최고의 권위상으로 꼽히는 국제비평가상을 이 영화가 수상한 이유를 제시했다.

이 영화는 지난 7일부터 개막됐던 이번 토론토 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였으며, 자극적인 영화의 소재 때문에 상영 전 부터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에서 화제를 모았고 영화제 내내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다른 영화들을 압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영화는 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둔 2007년 10월27일 시카고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와 맞닥뜨린 부시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호텔을 출발하면서 저격범에게 총격을 받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부시 대통령에 대한 암살 장면은 부시 대통령이 시카고를 방문한 자료화면에 특수효과를 이용해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시 대통령이 총격을 받는 장면은 직접 연기를 한 미국인 배우의 몸에 부시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으며, 부시 대통령을 둘러싼 정부 관리들과 비밀정보 요원들은 그동안의 각종 행사 장면을 디지틀로 합성해 이미지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90분짜리 영화에서 부시 대통령은 2발의 총을 맞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지만 결국 사망하고, 이후 대통령 암살의 여파로 미국 사회는 심한 국가적 불신상황에 빠져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암살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를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암살에 따라 결국 딕 체니 미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하며, 이후 9.11테러 및 이라크전쟁의 배경을 밝혀나가는 영화의 진행은 거대한 규모의 추리소설을 방불케 한다는 것이 영화 비평가들의 인상평이다.

채널 4가 제작한 '대통령의 죽음('Death of a President)'에서 총격을 받고 쓰러지는 부시 대통령의 저격 장면 ⓒ 채널 4


<더 타임스>는 이와 관련, "영화의 암살장면이 1968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이나 1981년 3월30일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이 워싱턴의 힐튼호텔을 나서다가 존 힝클리가 쏜 6발의 총탄을 맞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바 있는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영화를 관람한 비평가들은 "배우들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영화가 사실적으로 제작됐다"며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전쟁, 애국활동, 법체계 등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중요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준다"고 호평했다.테러전쟁을 명분으로 인권침해적이고 일방주의적인 정책을 행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할 기회를 준다는 의미다.

올해 내 미국 전역 개봉 예정 속 제작진 살해 위협도

영국 출신의 가브리엘 레인지 감독은 영화 상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 영화는 부시 대통령 암살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자극시킬 의도는 전혀 없다"며 "이 영화를 보고 '부시 대통령 암살'이라는 아이디어를 얻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미래'라는 렌즈를 통해 '현재'를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9.11테러가 발생한 뒤 5년 동안 미국 내 이슈에 초점을 맞추고 미국의 현주소를 영화에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비평가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이 영화가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서 조만간 극장을 통해 방영된다는 소식에 긴장이 된다"며 "이 영화는 9.11테러사건 이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보여주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대통령의 죽음'은 다음달 9일 영국 방송 '채널 4'의 자회사인 '모어 4'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며, 영국의 제작사가 미국의 배급사 뉴마켓 필름스와 판권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올해 안에 미국 전역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미국 방영권을 따낸 뉴마켓 필름스는 지난 2004년 개봉과 함께 종교논쟁을 불러일으킨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 의 배급을 담당했던 곳이기도 하다.

한편 <AP통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인지 감독이 극우세력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결과 레인지 감독과 극작가 사이먼 핀치가 지난 10일 밤 영화제에서 열린 시사회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시사회장에는 제작진에게 테러행위가 가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설 경호원들만 북적댔다.

이들 통신들은 실제 영화제에서 시사회 입장 관람객들이 손가방을 모두 수색당했고, 경호요원들이 시사회 내내 자리를 오가며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며, 그러나 레인지 감독 등 제작진에게 누가, 언제, 어떤 종류의 암살 위협을 가했는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0 0
    봄향기

    https://youtu.be/bQ_wJeV7MHg
    제대로 알아야 확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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