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조선일보>가 세종시 퇴각론? 계산 끝낸 모양"
"MB 각하, 이제 그만 하시죠. 피곤합니다"
진중권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조선일보 김대중 전 주필, 세종시 퇴각 주장>을 통해 이같이 평가한 뒤, "박근혜로서는 '여기에서 밀리면 차기는 없다. 따라서 세종시는 양보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렵다. 그 경우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정권의 레임덕이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그것을 막으려면, 지금이라도 명예로운 후퇴가 필요하다. 한 마디로 슬슬 출구전략을 펴란 얘기"라고 김대중 고문 칼럼의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강행 이유로 "그의 목표는 박근혜에 대한 압박"이라며 "일단 홍보전의 물량공세를 펼쳐 여론의 흐름을 바꿔놓으면, 박근혜측도 결국 정치적 압박을 받지 않겠느냐는 계산이지요.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대안 발표를 내년 1월로 미뤄두고 시간을 벌자는 쪽으로 전술을 바꾸었지요. 발표를 전후하여 아마 또 한 차례 대대적인 홍보의 물량공세를 퍼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대표로서도 본의 아니게 배수진을 친 셈이므로, 그의 생각에 변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습니다"라며 "그렇다고 박근혜씨를 만족시킬 만한 뾰족한 대안이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대안이라고 산발적으로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들어보면, 대부분이 이미 원안에 들어있던 것들입니다. 현재 이 문제는 세종시에 특혜를 주면, 다른 시도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의 성격을 띠고 있거든요. 세종시에 특혜를 안 주면 기업이 안 내려가고, 그렇다고 특혜를 주면 다른 지역이 손해를 보고... 한 마디로 지지율 좀 올랐다고 노무현 브랜드 떼고 MB 브랜드 박으려는 무리수를 두었다가 지금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MB 각하, 이제 그만 하시죠. 피곤합니다"라며 "근시안적 효율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엄청난 비효율일 수 있는 겁니다. 시장에서는 1년 앞을 내다보는 것이 별 의미가 없어도, 국가의 운영은 10년, 20년을 내다보면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즉각적 세종시 수정 백지화 선언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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