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실시된 8일, <시사저널>이 백 내정자를 비롯해 '바른정책연구원(BPI)' 출신들이 정부요직을 모두 차지했다며 그 내역을 상세히 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시사저널>은 이날자 기사 <'알짜’에는 그들이 다 앉았다>를 통해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가 바른정책연구원의 원장 출신임을 지목하며, 지난 대선 당시 국제정책연구원(GSI)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바른정책연구원 인맥이 대선후 정부요직을 차지해왔음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선 이후 두 연구원은 해체되었으나 이명박 정부의 인력풀로 작용했다. 두 연구원의 핵심 멤버들은 대통령직 인수위를 거쳐 정부 요직에 들어갔는데, 대표적인 사람이 국제정책연구원 좌장이었던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서울대 교수)과 바른정책연구원을 이끌었던 백용호 국세청장 내정자(이화여대 교수)이다.

그러나 촛불사태후 지난해 6월에 단행된 청와대 인적 쇄신에 류실장이 포함되었고 좌장을 잃은 국제정책연구원의 뒷심도 약해진 반면,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국세청장으로 영전하면서 승승장구했고 힘의 균형은 자연스럽게 바른정책연구원으로 기울었다.

대선때 비밀에 가려져 있던 바른정책연구원 멤버들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대통령 선거후로, 지난 2007년 12월22일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이대통령은 일명 ‘테니스 모임’을 개최했는데 여기에 안병만 전 외국어대 총장, 강명헌 단국대 교수, 김중현 연세대 교수, 이준승 이화여대 교수, 이정재 서울대 교수 등 멤버들이 대거 참석했다.

연구원이 해체된 후에는 보은 인사가 이어져, 바른정책연구원 이사장 출신인 안병만 전 외국어대 총장은 초대 미래기획위원장을 맡았다가 지난해 8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됐다. 정책실장이던 강명헌 단국대 교수는 지난해 4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되었으며, 차기 공정거래위원장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명박 정부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낸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 위원장도 바른정책연구원 출신이다.

운영실장을 맡았던 김중현 연세대 교수는 교과부 차관에,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장에 임명되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김우상 호주대사, 이준승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 이정재 녹색성장위원회 민간 위원도 바른정책연구원 출신이다.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는 지난해 4월 대통령 추천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이 되었으나 임기 3년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 5월 사퇴했다.

바른정책연구원 이사로 활동하며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관리했던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은 문화체육부장관에 임명되었다. 연구원 이사였던 최재덕 전 건설교통부 차관도 한국주택공사 사장에 임명되었다.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이종찬 전 서울고검장도 바른정책 연구원 이사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