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 자율 증원안 수용 못해. 특위도 불참"

"정부와 의료계, 1대 1로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시간 없다"

2024-04-20 21: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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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는 20일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2025년도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를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음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의협회관에서 회의 후 입장문을 통해 "정부 발표는 현재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한 결과라고 평가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비대위는 다음 주 첫 회의가 열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 여부에 대해서도 "위원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특위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 특위는 물리적으로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없기에 다른 형태의 기구에서 따로 논의해야 한다"며 "의사 수 추계위원회 등은 (의료계와) 1대 1로 따로 운영돼야 한다는 걸 지속해서 말해왔다"며 정부에 대해 1대 1 담판을 촉구했다.

의료개혁특위는 민간위원장과 6개 부처 정부위원, 20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민간위원으로는 의사단체를 포함한 공급자단체 추천 10명, 수요자단체 추천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이 참여한다.

비대위는 "정부는 의료개혁의 기치를 들었고, 의료계의 협조는 당연하지만 지금 같이 밀어붙이는 방식으로는 의료개혁을 이룰 수 없다"며 "대통령께서는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원점 재논의라는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가톨릭의대 교수)은 브리핑에서 "사직서를 내신 의대 교수들은 이르면 이달 25일에 사직서가 수리될 것이고, 수리 여부와는 상관없이 그날 사직하겠다는 교수들도 늘고 있다"며 "의대들은 5월부터는 학사 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는데, 일부 의대는 학생들을 유급시킬 수밖에 없다는 서신들을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과대학 소속 병원에서는 교수들이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고 있는데, 당직을 많이 서시는 분들은 일주일에 3일씩 중환자들을 보고 있어 5월까지는 버티지 못하겠다고 하신다"며 "대학병원도 5월까지 버티지 못한다. 대학병원이 정상 기능을 못하면 중증·응급·필수 영역의 진료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박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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