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3일 일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처음으로 3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양상이다.

<NHK>에 따르면, 일본 각 광역단체(도도부현·都道府縣)와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오후 9시 현재 도쿄도(都) 89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325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에서 확진자 수가 하루에 3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16일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일본내 누적 감염자는 3천101명(공항 검역단계 확인자· 전세기편 귀국자 포함)을 기록하며 3천명선을 돌파했다. 이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감염된 712명을 제외한 수치다.

광역단체별로는 도쿄가 773명으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오사카(346명), 지바(210명), 가나가와현(205명) 순이다.

사망자는 이날 도쿄 2명을 포함해 4명이 늘어 총 77명이 됐다. 크루즈선 사망자 11명까지 합하면 88명이다.

이처럼 며칠 새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도쿄도지사 등 지자체장 및 전문가 등의 강력 요구에도 긴급사태 선포를 기피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릴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경제를 의식해 초동대응을 소홀히 했다가 미국내 코로나19 창궐을 자초한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에 코로나19 대책을 조언하는 전문가 회의 멤버인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北海道)대학 교수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유행 시작 한 달 후의 10만명당 환자 수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하루에 6천100명이 새로 생기고, 접촉을 20% 줄일 경우는 4천900여명이 추가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80%를 줄이면 신규 환자 수가 1천200여명에 그쳐 수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니시우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외출 자제 요청은 개인 간 접촉을 20% 정도 줄이는 효과밖에 없다"면서 "80%를 줄이기 위해서는 유럽 국가에서 시행하는 수준의 외출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도쿄지역의 경우 유행이 시작된 지 10일에서 2주 정도 지난 것으로 보인다"며 곧 감염자 폭증이 시작될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