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제가 죽어서 더 좋은 나라 됐으면 좋겠다"
고파스에 장문의 유서 올려. "文정부는 내 말 들어줄 줄 알았는데"
신 전 사무관은 "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합니다"라며 "그래도 전 잘한 것 같아요. 더 긴 유서는 제 신림 집에 있어요. 죽었다는 이야기 나오면 친구가 유서 올려줄 거에요. 모텔에서 쓴 이 유서도 어떻게든 공개되었으면 좋겠어요. 유서에 추가로..."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되어요. 충분히 제가 지적한 여전히 지속되는 행정 내부의 문제에 대한 근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메신저인 제가 너무 경박하게 행동했었던 것 같아요. 저 원래 이러지 않았어요. 더 멋있고 괜찮았는데...."라며 "일을 오래 쉬고 집에만 있으면 이렇게 되나 봐요. 그리고 전 원래 항상 웃었어요. 울때도 웃으면서 울어요. 그리고 살 이렇게 많이 안쪘었어요. 진짜 스트레스 받아서 이 지경 된 거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래도 제가 죽어서 조금더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어요"라면서 "1.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 2.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라고 밝혔다.
그는 "하.... 좀 더 오래 살았으면 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죽어서 아쉽네요"라면서 "죽음으로라도 제 진심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폭로한건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채의식때문이었어요. 이걸 말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못할 거라는 부채의식 퇴사하고 6개월동안은 정말 폐인 + 쓰레기처럼 살았어요. 맨날 쓰레기처럼 술만마시고. 있는 돈으로 양주 마셔대고.. 양주는 원없이 먹은 것 같아요. 돈도 원없이 썼구요. 카드값 갚아야 하는데..."라고 탄식했다.
그는 이어 "회사 나오고 아무 생각없이 강사할 수가 없었어요. 계약은 맺었었지만. 도저히...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정말 말하지 않고는 못견딜 것 같아서 말한 거에요. 이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들 아무일도 아니라 하는데, GDP 대비 채무비율 향상을 위해 적자국채 추가 발행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구요? 아무리 그게 미수라 하더라도, 정책최고결정자 입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그 후 청와대에서도 추가발행하라 하는데요? 증거도 차관보님 카톡까지 보여드렸는데도요?"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어 "부총리가 대통령보고를 원하는데로 못들어가고 있는 게 문제가 아니라구요??"라면서 "원칙상 행정부 서열3위입니다. 이자발생문제. 그 이자는 오직 GDP 대비 채무비율을 높이는 목적에 따라 추가로 발생되는 거에요. 국채발행을 통한 회계연도를 넘은 재정 여력확보는 법상 불가능해요. 그리고 그 시기에는 금리 인상기라 모두가 바이백 혹은 적자국채 발행 축소 기대하고 있었어요. 발행하면 시장 기대 역행하는 거였어요"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KT&G 사장 인사 개입에 대해서도 "민간기업 CEO인사 개입하는게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구요??"라고 반문한 뒤, "그러면 왜 당시 우리부는 숨기면서 했을까요? 왜 대외적으로는 민간기업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나요? 만약 정말 이 정도 개입이 괜찮다 생각하셨다면 국민들에게 공개하면서 하셨어야죠. 이것도 담당사무관 카톡 나와서 차관이 받아왔다는 표현까지 나왔잖아요"라고 질타했다.
그는 "서울신문 사장건은요? 이미 사장님이 인정해서 언론보도까지 되었는 건인데요?"라고 힐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그래요. 제가 부족하고 틀렸다고 해요. 만약 그래도 이번 정부라면 최소한 내부고발로 제 목소리 들어주시려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면서 "전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재발방지 이야기 해주실 줄 알았어요. 이 모든것이 제가 제대로 침착하지 못했던 제 잘못입니다"라고 강한 배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민변에 대해서도 "저는 지금 박근혜 이명박 정부였다 하더라도 당연히 똑같이 행동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차라리 그때 이렇게 행동했으면 민변에서도 도와주시고 여론도 좋았을 텐데...민변의 모든 변호사가 민변인 걸 공개하고는 변호를 맞지 않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삼스럽게 실망했어요. 담당해주신다는 분도 민변인거 공개하지 않고 형사사건한정으로만 수임해 주신다고 하네요"라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그러면서 "목매 죽는 것도 너무 어렵네요. 10초면 의식을 잃는다고 하는데 벌써 집에서 몇번을 실패하고 왔는건지 모르겠어요... 하하.....뭐 제집에서야 제대로 목매달 곳이 없어서 손잡이나 옷걸이 등으로 죽으려 했으니 당연히 힘들었던것 같아요"라면서 "저 완강기에 메달리면 죽는건 문제 없을 것 같아요. 먼저 가 있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저는 재수가 없네요. 이번엔 정말 다 죽었는데 줄이 내려오면서 살았네요. 진짜 죽기도 너무 힘들다..다죽었었는데..... 하....한번 죽기 직전까지 갔더니 다시 죽는게 너무 힘들다. 매듭이 약해서 기절까진 되었는데 전선 매듭이 내려와 죽지못하고 살아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양화대교에서 투신하려다 도저히 무서워서 못 뛰어내렸을땐 목멤은 편할줄 알았는데 막상 목맴이 기절까지 했다가 또 실패하니 너무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더 살고 싶긴하다. 모두 행복하길. 이렇게 글을 올리는 건 내 진정성이 의심받는 게 싫어서...막상 죽으려고 하니 눈물이 나서"라면서 "강요나 외압으로 죽는것 절대 아니다. 내집에 일부로 동영상 찍어두었다. 내손으로 죽는거 보이려고..나는 일베도 아니고 자한당도 좋아하지 않는다. 정치도 하고싶지 않다. 인터넷에 내가 했던 실수들이 있다해도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나는 다면적인 인간이고 잘못도 많이 했으니까..정말 그냥 나라가 좀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었는데"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말 어린 애네요. 하지만 제가 있는 곳 어디에도 순수하게 대하고 싶었어요. 다음 생엔 잘생기고 키크게 태어날게요. 저희 부모님욕은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라며 "그래도 죽으면 제가 하는 말을 믿어주겠죠"라는 말로 글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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