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21시간 조사 받고 귀가. 모르쇠로 일관

검찰, MB의 전면 부인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의견 우세

2018-03-15 07: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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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77) 전 대통령이 21시간에 걸친 밤샘 조사를 받고 15일 새벽 귀가했다.

전날 오전 9시 22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25분 지친 표정으로 검찰청사를 나와 질문을 쏟아내는 취재진에게 "다들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준비된 차를 타고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 한명도 찾아볼 수 없는 쓸쓸한 귀가였다.

이 전 대통령은 오전 6시 33분께 논현동 자택에 도착해서도 취재진과 접촉하지 않고 차량에 탄 채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자택에서 대기중이던 측근과 참모들에게 "잘 받았다. 잘 대처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했다.

검찰에 따르면, 검찰 신문 절차는 14일 자정 무렵에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 측이 자신의 진술 내용이 담긴 조서를 면밀히 검토하는 데 6시간 넘게 시간이 걸렸다. 조사에 14시간 40분가량, 조서 열람에 6시간 반가량이 쓰였다.

이 전 대통령은 조사에 입회한 강훈 변호사 등 변호인 4명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서에 적힌 답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일부 내용은 진술 취지와 다르다면서 수정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이 받은 조사 시간은 앞서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조사 때의 21시간 30분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는 뇌물수수와 횡령·배임, 조세포탈, 직권남용, 공직선거법 및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며 모르쇠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를 마친 뒤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그러나 그간 수사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다수의 핵심 인물들의 진술을 확보했고, 다스 '비밀창고'에 보관된 서류 등 다수의 결정적 물증들을 확보해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르면 금주 중 이 전 대통령의 진술 내용 등을 포함한 수사 결과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 및 기소 시점 등 향후 수사 계획에 관한 재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검찰 내에서는 증거 인멸 등을 우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져 YS 정권시절 전두환-노태우 동시구속에 이어, 박근혜-이명박 전직 대통령 동시구속이 초읽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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