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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탈당' 쇼크에 한나라당 전전긍긍

이명박 등도 반한나라 세력의 '수구 보수' 공세에 부심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탈당 결심을 한 사실을 파악한 한나라당 및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들 진영에 초비상이 걸렸다.

비상 걸린 한나라당 지도부-이명박 등 대선주자들

한나라당 지도부가 손 전지사의 탈당 가능성을 처음으로 감지한 것은 손 전지사가 '백척간두 진일보'란 초강경 화두를 던진 뒤 양양 낙산사로 잠적한 지난 15일. 이때부터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는 손 전지사의 탈당을 막기 위해 진력했다. 17일에는 손 전지사측이 하두 접촉을 피하자 강 대표가 직접 차를 타고 백담사로 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때도 손 전지사측은 숙소를 옮기며 '헛걸음'이 될 것으로 말해 접촉에 실패했다. 그와 동시에 손 전지사가 지인들에게 탈당 결심을 통고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말 한나라당은 '손학규 쇼크'로 좌불안석이었다.

이명박 전시장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이 전시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형 아우하면서 지내는 그런 사이이기에 만나서 한번 생각을 나누는 그런 기회를 가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지금 손 전 지사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어 참뜻은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제 뜻은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서 끝까지 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손 전 지사 탈당을 만류했다.

이 전시장측은 특히 손 전지사를 만난 낙산사 정념스님이 18일 기자들에게 "(손 전지사가) 이명박-박근혜에 대해선 비판을 하지 않았는데 딱 하나 (이 전시장의) 시베리아 발언에는 '정말 예의가 없는 말'이라며 화가 많이 난 것 같더라"고 말하자, 손학규 탈당 불똥이 이 전시장에게 튀지 않을까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원희룡 의원 등 당내 소장파도 당황해하긴 마찬가지. 손 전지사가 탈당 결심을 하며 이들 소장파의 줄서기 및 독자출마 등에 비판적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원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지신은 끝까지 경선에 출마할 것임을 밝히면서도 손 전지사의 소장파 비판에 대해 당혹해하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한나라당 '수구보수' 인식될까 전전긍긍

'손학규 탈당'에 한나라당 및 이명박 등 유력대선주자들이 가장 부심하는 대목은 그의 탈당으로 한나라당이 '수구 보수세력'으로 몰리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미 당내 중진인 홍준표 의원은 "손 전지사는 비록 지지율이 낮다 할지라도 그가 있음으로 해서 한나라당이 개혁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받고 있는 만큼 그의 경선 불참이나 탈당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 판단도 마찬가지다. 손 전지사가 한나라당을 더이상 개혁불가능한 수구보수 집단으로 규정한 뒤 탈당한다면 한나라당 이미지에 치명적 타격이 가해지면서 지지율 하락 등 거센 후폭풍이 몰려들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 전지사에게 탈당을 압박해온 소설가 황석영씨는 손 전지사에게 "이명박, 박근혜가 존재하는 한 한나라당내에서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얘기"라며 "오히려 골수 보수세력의 연명만 시켜줘 한국사회의 진화를 가로막는 반역사적 역할만 할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손 전지사가 탈당해 중도개혁 신당 창당 행보를 걸을 경우 한나라당이 받게 될 '공세의 성격'이 어떤 것이 될 것인가를 보여주는 예고탄인 셈이다.

손 전지사가 탈당을 단행하더라도 그와 함께 행보할 의원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경선과정에 그에게 힘을 보탠 의원은 정문헌 의원 정도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탈당을 단행할 경우 한나라당은 반한나당 세력으로부터 "거 봐라. 손학규도 포기하고 나올 정도로 한나라당은 수구보수"라는 대대적 공세에 직면할 게 확실해, 한나라당의 고뇌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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