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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8월-20만 경선, 수용하겠다"

"손학규 경선 참여해야", 박근혜-손학규 쪽으로 공 넘어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6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전날 밤 제안한 '8월-20만 경선'안에 대해 "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수용 입장을 밝혀, 박근혜 전대표와 손학규 전지사에게 공이 넘어간 양상이다. 이 전시장의 이같은 입장 선회는 손 전지사가 경선 불참 및 탈당을 시사하는 등 종전에 자신이 주장해온 '7월-20만 경선'에 대한 반발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손학규 비상'에 이명박 '강재섭 중재안' 수용 결단

이 전 시장은 이날 춘천 강원도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시기와 방법과 관련해 저는 특정한 방안에 매달리지 않고 당 지도부와 경선준비위원회에 모든 결정을 일임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강 대표의 '8월-20만명 중재안'의 수용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강재섭 대표가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저는 6월안을 희망했고 7월안을 최종적으로 했지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좋은 절충안을 만들어서 따라오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사실상 강대표 절충안 수용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전날 강 대표는 이 전시장과 만나 8월20일 20만명이 참여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었다. 그동안 이명박측이 주장해온 '7월말-20만 경선'과 박근혜측이 주장해온 '9월초-23만 경선' 사이의 절충안을 제시한 셈.

그는 "최근 지방을 다니면서 국민과 당원을 만나보니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혼자 고민한 끝에 각 대선주자들이 각자의 요구사항을 주장해서 자꾸 시간만 끄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결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강원 양양 낙산사에 칩거중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계획을 갖고 (강원도에) 온 것은 아니다. 다른 스케줄이 있다"면서도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는 "모든 대선주자들이 함께 참여해 아름다운 경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손 전 지사의 경선 참여를 압박했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이 16일 '8월-20만 경선안' 수용 입장을 밝혀, 박근혜-손학규측 대응이 주목된다. ⓒ연합뉴스


박형준 "오늘 아침 내린 결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8월-20만 경선' 수용 발언과 관련, 이 전시장측 경선준비위 대리인인 박형준 의원은 16일 본지와 통화에서 "어제 이 전 시장이 강 대표를 만나 중재안에 대해 경청하고나서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캠프 내 여러 사람들과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전 시장의 결정은 '어떡하든 당이 단합하고 화합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서 나왔다"며 "이 문제로 너무 오래 끌면 당이 본선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 하는 고민도 결정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은 당의 단결이 와해될 수 있다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우려가 지금 크기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재차 당 화합을 위한 이 전 시장의 결단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그동안 2차 경선준비위 논의과정에서도 지난번에 9월안을 지지했던 분들이 8월로 중재하자는 의견으로 많이 돌아섰다"며 "또 이는 당 대표가 중재한 것이라 이 문제는 당 중심으로 풀어야한다"며 박 전 대표측에 중재안 수용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근혜측 "휴가철에 어떻게 흥행 돋구겠나"

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준위 대리인인 김재원 의원은 "경선시기를 늦추고 경선참여 인원을 늘리자고 한 것 자체가 경선 흥행을 돋구자는 의미였지 않았냐"며 "그런데 8월-20만명 안으로 가면 사람들이 모두 휴가를 떠난 다음에 경선을 하자는 얘긴데 그렇게 되면 어떻게 흥행을 돋구겠느냐"고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김 의원은 "8월에 20만명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한 강 대표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되나 한나라당 전체가 살아야 되지 않나? 과연 전략적으로 적절한 것인지 따져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강 대표께서 중재안을 우리측에 공식적으로 제기한 적이 없기 때문에 당장에 우리가 '이를 받겠다, 안 받겠다'고 확정해 말할 수 없다"며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 의견으로는 중재안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9월 안을 주장하던 경준위원들 중 다수가 8월안으로 돌아섰다'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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