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합의에 반발하는 미국 네오콘의 반발은 거의 묵살해도 좋다는 국제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ICG, International Crisis Group) 동북아연락사무소 소장은 23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 인터뷰에서 2.13합의와 관련, “10월 핵실험 때문에 부시정부의 잠이 깨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협상 태도 변화에 대해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난 6년 동안 아무것도 해결 못했다”며 “한반도에서 오히려 문제가 좀더 심각해지고 있고, 아무리 매파적으로, 강경적으로 하고 싶어도 실패했으니까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10월달부터 유연성이 어느 정도 생겼다. 핵실험 때문에 어느 정도 잠이 깨는 것 같다”며 “지난 6년 동안처럼 행동하면 아무것도 해결 못하고 실패한 외교정책이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매파들이 입 닫고 힐 차관보한테 좀 할 수 있는 만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존 볼턴 전 유엔대사 등 네오콘의 반발에 대해선 “볼턴 같은 사람, 부시행정부에서 실업자가 되었으니까 그 사람 신경 안써도 된다”며 “문제는 아직도 라이스 장관이나 헤들리 안보보좌관 밑에 보수적인 사람이 많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힐 차관보가 맡고 있으며, 라이스한테 허락 받았다”며 “네오콘들의 지주 역할을 해온 딕 체니 부통령은 반대로 생각하면서도 참고 있는 것 같다”고 최근 미 행정부 기류를 전했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선 “북한에 달려있는 것 같다”며 “60일 내에 영변 핵시설 동결되면, 어느 정도 진전할 수 있는 것 같지만 그것 외에도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넘어야 할 산이 많음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농축 우라늄 문제에 대해 “6자회담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북한이 만약에 인정을 안하면 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며 “기존에 보유한 플루토늄 등을 놓고 숨바꼭질 다닐 수밖에 없으며, 핵무기가 어디 있는지 몇 개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니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해선 “개념적으로도 좋은데, 문제는 시기적인 것으로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며 “적어도 3월을 보고 4월이 지나면 북한이 어떤 마음 가지고 있는지, 핵을 동결하고 핵시설 명단을 보여주는지 확인하고. 실무그룹 5개 다 생기고, 6자회담 등 다 하고 평화체제로 갈 수 있는 지, 갈 수 없는 지는 그때 가서 알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 International Crisis Group) 동북아연락사무소 피터 벡 소장 ⓒ ICG
그는 '북한선제공격론'을 폈던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의 최근 방한후 대선예비주자들과의 면담에 대해 “큰 의미가 없다”며 “그 양반이 거의 80대가 되었고, 치매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는데, 지난 여름에 북한이 미사일 발사하기 전에 우리 미리 선제공격해야한다고 주장했을 때 깜짝 놀랐다. 위험한 정책을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양반 진짜 치매에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쉽게 보면 영향력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