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36일' 유민아빠 급속악화, 주치의 "굉장히 위험"
유민아빠 "여야 의원들, 나 밥 좀 먹읍시다", 예은아빠 "살아냅시다"
김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어제까지 4일 동안 몸이 지칠대로 지쳤다. 교황 성하와 전 세계 여론과 언론에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대한민국 언론사의 실태와 박근혜대통령 정부와 정권의 국민에 대한 무책임과 독재 속에 탄압받는 국민들의 눈물을 철저히 은폐하고 외면하는 이 정부를 알리는 데 정신없었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어서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여야 의원님들! 가슴에 양심이 조금이라도 살아 숨쉬고 있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의 안전한 세상을 위해, 또 억울하게 죽은 영혼들이 구천을 떠돌지 않고 두려움과 고통이 없는 천국의 문에 갈 수 있도록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을 이제 그만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한 "대통령님! 여, 의원님들! 지금이라도 국민이 원하는 특별법 제정해서 나라 망신 그만 시키자"며 "여야 의원님들 국회에서 밥값 못할 거면 제 옆에 와서 단식이나 하시죠. 이제는 밥 한번 먹어보는 게 소원입니다. 나 밥 좀 먹읍시다"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교황성하를 만나고 나서는 더 많은 국민들이 눈물흘리며 응원해주시고 있다. 부산에서, 광주에서, 인천에서, 목포에서, 강원도에서, 대구에서, 철원에서도, 심지어 제주도에서 오셔서 편지를 전해줬다"며 "참으로 많은 국민들이 깨어났다.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라며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8월 18일 단식 36일차. 몸무게 47kg...이제는 단식 첫날의 사진과 지금의 모습을 보면 표가 확실히 난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하루가 눈에 뛸 정도로 많이 쇠약해진다"며 자신의 몸상태를 전하기도 했다.
유민아빠 김영오씨 주치의인 이보라 서울시 동부병원 내과 과장은 김씨의 현 상황에 대해 "몸 안의 모든 것을 다 소진해서 버티고 있는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 상태로는 복식을 해도 건강을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몸이 소진되어가고 있다"며 김씨가 극한 상황에 처해있음을 전하며 우려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상무위 회의에서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는 무려 36일째 단식을 이어가면서 이미 인간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위험천만한 지경"이라며 "행여 우리 유가족들이 잘못될 경우 이것은 ‘정치적 살인’이다. 우리 정치권은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고, 국회는 그 존재이유가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1시 광화문 농성장에서 교황 이한에 따른 가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되는 세월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예은아빠'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도 김씨의 비장한 각오를 감지한듯,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유민이 아버지!! 영오 형!!! 우리 삽시다. 살아냅시다. 살아야만 하는 게 정말 미안한데 그래도 일단 삽시다. 살아봅시다"라면서 "정 아니면 그때 같이 갑시다"라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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