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일, 서울 3만 등 전국 추모물결
서울광장 운집 "이 악물고 살아갈게. 잊지 않을게"
세월호 희생학생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전날 오전 안산을 출발해 1박2일간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대행진을 서울광장에서 마무리했다. 피붙이를 잃은 유족 180여명과 이들을 추모하는 시민들을 포함하면 400여명이 장맛비 속에도 이틀간의 1박2일 국민행진을 함께했다.
서울광장에서 저녁 7시 30분부터 시작된 추모문화제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3시간 넘게 이어졌다.
한국작가회의, 세월호를 잊지 않은 음악인들, 서울문화재단에 속한 예술인들은 이날 "혼자 울면 눈물 한방울이지만, 함꼐 울면 거대한 강물입니다."라는 주제의 추모문화제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했다.
추모문화제는 시인 강은교, 김기택, 김해자, 문동만, 함민복, 허은실과 가수 김장훈, 이승환, 자전거 탄 풍경, 박선미,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이희아, 샌드아트 신미리, 연주자 피아니스트 권오준, 기타리스트 신희준,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 등이 참여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예술인들의 대거 참여였다.
정치권에서는 인근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참여했고 탤런트 박상원, 야구선수 박찬호 등도 눈에 띄었다. 가수 김장훈씨는 단원고등학교 고 이보미 학생의 영상과 '거위의 꿈'을 함께 부르며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함민복 시인은 추모시를 통해 "그대들 앞에 이런 어처구니없음을 가능케 한, 우리들의 시간은, 우리들의 세월은 침묵도, 반성도 다 부끄러운 죄다"라고 애도했다.
단원고 2학년 고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는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었다. 2시간30분가량 이어진 이날 행사는 성악가 16명의 '내 영혼 바람 되어' 합창으로 마무리됐다.
이날은 서울광장 외에도 진도 팽목항에서도 주민들의 자발적인 추모집회가 열렸다. 진도 주민 500여명과 단원고 교사, 학생들은 먼저 떠난 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슬픔을 함께 했다.
단원고 홍 모양은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자율학습이 끝날 때까지 항상 뉴스만 바라봤어. 실내체육관도 가보고, 팽목항에도 가봤지만 가슴만 더 먹먹해졌어. 그러면서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었던 내가 때론 한심해졌어. 투정 부리고 싶을 때 너희를 생각하고, 너의 몫까지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아갈게. 너무 미안해"라고 흐느끼며 편지를 읽었다.
주민 대표로 사너 김상호 진도수협조합장은 "한평생 바다 옆에서 살았지만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만큼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은 처음 겪었다"며 "사고 원인은 물질과 권력에 도취된 어른들의 그릇된 삶에서 비롯됐다. 그런데도 아직도 실종자 10명을 찾아내지 못했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단은 이에 앞서 밤 9시 20분께 광화문 이순장군 동상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세월호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약속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책임자를 처벌할 것이며, 어떻게 우리가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수가 있겠나"라며 "이제 국회에서는 할 만큼 했다.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를 청와대에 불러서 약속한 만큼 이제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결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엄중하게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1박2일 대행진을 함께 한 박영선 원내대표도 '대통령께 드리는 서한문' 낭독을 통해 "세월호 참사가 교통사고라고 말하는 새누리당, 왜 응답하지 않나"라며 "국민이 곧 국가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더한 가치는 없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진실과 책임 앞에 진솔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유족들과 살아남은 아이들의 치유도, 그리고 국민들의 일상으로의 복귀도 가능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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