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완상 "朴대통령, 절대로 미국 MD 가입해선 안돼"
"朴정부의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 참으로 한심하다"
한 전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저서 <한반도는 아프다:적대적 공생의 비극>(한울 간) 출판을 기념해 서울 인사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지지는 중국 포위, 봉쇄정책과 어떤 연관을 갖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미국이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전략의 진상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우리의 대중국정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정부의 대북정책도 흔들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봇 투 아시아' 전략은 2000년대 이후 외교.군사정책의 중심을 아시아로 이동시키겠다는 의미로, 사실상 강대국으로 떠오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외교전략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우리가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인 MD에 가입하면 박근혜 정부는 대중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며 "그렇게 대중관계가 악화되면 신뢰프로세스를 바탕으로 한 남북관계도 좋아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정책을 성공시키려면 미국의 MD시스템에 절대 들어가서는 안된다"며 "MD시스템은 한국의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5~6분인데 그걸 요격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미 중국이 미국보다 더 큰 시장이 되어있어서 불가피하게 총체적으로 관계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만약 미중 관계가 긴장국면으로 접어들면 우리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합리적 선택은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선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공식인정하는 것을 보니 미국의 국방력과 관계가 있는 것 같다"며 "폴 케네디가 자신의 책 <강대국의 흥망>에서 말한 무리한 전쟁과 군사력 확장으로 인한 강대국 몰락이 본격적으로 들어맞는 국면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박근혜 정부의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 요청에 대해선 "우리가 자주국방의 권한이 없다면 주권국가라고 말할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우리가 쓰는 국방비가 북한의 GDP보다 더 많은 현실에서 국방을 미국에 의존해 자꾸 연기하는 이런 비자주적, 비자위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게 한심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미국 자체가 국방비 절약 차원에서, 또 세계적으로 유연성 있는 국방전략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미국은 가져가라고 하는데 안가져가고 연기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며 "전작원을 연기하면 우리가 지불해야 할 경제비용이 엄청나다. 주둔비용의 추가 분담을 요구할 거고 미국의 굉장히 비싼 무기를 우리가 사야하는 입장이 되풀이된다. 어느 입장을 보더라도 우리가 연기를 찬성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이 정부는 신뢰를 받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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