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이번엔 '장성 골프' 축소은폐 파문
"장성 3명밖에 안쳤다"더니 10명 확인, 국방부 주요간부도 쳐
'장성 골프'를 첫보도했던 <매일경제>의 12일 후속보도에 따르면, 지난 9~10일 태릉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군 관계자의 실명 중 일부를 확보한 결과 군 장성과 국방부 고위 인사, 국방대 교수 등이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명단에 따르면 육군 장성인 K씨가 예비역 장성 A씨 등과 9일 골프를 쳤다. 예비역 장성 A씨는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나는 골프를 친 것이 맞지만 K장군이 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소재 모 부대 소속 H대령도 명단에 있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H대령이 골프를 친 것을 확인했다"며 "부대가 골프장에서 30분 거리에 있으니 이를 참작해 달라"고 말했다.
국방부 주요 보직자들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국방부의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직속의 국방전비태세검열단 소속 S대령도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전비태세검열단은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 해병대 등의 전비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올해 초 창설된 부대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김 대변인은 <매일경제>가 확인을 요청하자 "외부 공식 행사가 있어 상부에 보고하고 골프를 쳤다"고 말했다.
주말골프를 친 현역장성은 3명뿐이라던 국방부 주장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12일 밤 <TV조선>에 따르면, 지난 주말에 태릉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장군만 모두 10명으로 확인됐다. 육군 소장 A씨와 국방부 준장 B씨를 포함해 육군 6명, 공군 1명, 국방부 소속 장성 3명 등이다. 이같은 결과는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실이 태릉골프장의 방문자 기록을 조사해 밝혀냈다.
국방부가 전날 브리핑을 통해 3명의 현역 장성이 포함됐다고만 밝혔던 것이 거짓 해명으로 드러난 것.
공직복무관리실은 주말 골프 조사 대상을 전국 29개의 군 골프장으로 확대하기로 해, 골프를 친 장성들이 더 많이 나올 전망이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와 관련해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안보 위기 상황에서는 군의 군무기강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급 부대에 군사대비태세 강화 기간에 무분별한 골프 및 과도한 음주회식 금지령을 내렸다.
김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긴박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현역 장성 10여명이 주말에 골프를 쳐 파문이 일자 국방부는 지난 11일 주요 직위자들이 스스로 골프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군 골프장 주말 예약은 여전히 꽉 차있었다고 한다. 태능골프장 등 주요 군인 골프장을 확인해 보니 현역 군인 예약자 중 예약을 취소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골프광 김병관 후보자를 국방부장관에 임명강행하겠다니 군 장성들이 너도나도 골프장에서 줄서기를 하려는 모양"이라며 "평상시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위급한 국가안보 위기상황에도 정신 못 차리는 군의 현실을 목도하는 국민들은 나라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박 대통령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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