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조선일보>, 언론 사명 망각"
"<조선>, 별다른 검증 하지 않고 인사검증 무력화에 동조"
<동아일보>는 이날자 기사를 통해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이상한 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주변에서 ‘신상 털기’라는 자극적 표현까지 써 가며 공직 후보자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검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고, 일부 언론은 그 주장을 주요 뉴스로 전하면서 ‘인사검증 무력화 시도’에 동조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동아>는 이어 "특히 한 언론사는 낙마한 김 후보자가 언론 검증에 대해 털어놓은 불만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전달하면서 마치 검증 과정이 부도덕했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보도를 했다.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언론 탓만 하는 정치권의 고질적 병폐가 재발되고 이에 일부 언론이 동조하는 양상"이라며 "주요 공직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검증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근간이며, 언론 본연의 사명이라는 사실을 망각한 움직임이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 의해 벌어지는 데 대해 언론학자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는 그러면서 "동아일보-채널A 공동취재팀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김용준 총리 후보자 검증을 주도하면서 주로 들여다본 것은 병역의무 이행 여부, 투기, 공적 의무와 일반시민에게도 요구되는 법 준수 여부였다"며 김용준 낙마를 자사가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동아>는 김용준 후보가 경기도 안성 땅을 부하직원과 함께 둘러보고 매입했다고 첫보도, 김용준 부동산투기 검증의 봇물을 텄다.
여기까지는 '일부 언론'이 누구를 가르키는지가 명확치 않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곧 문제의 일부언론이 <조선일보>임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동아>는 "헌재 소장과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검증 과정에서 한 언론사는 인사 검증을 문제 삼는 여권의 움직임을 연일 크게 전하면서도 정작 별다른 검증 보도를 하지 않았다"며 "총리 후보 인선이 발표되자 후보자에 대한 미담성 기사를 많이 내보냈던 이 언론사는 김 위원장이 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29일 이후 인사 검증 방식을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격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하면서 확실한 근거로 비판하는 풍토를', 朴당선인 '40년 전 일도 요즘 잣대로 재단/ 청문회서 어릴 적 오줌싸개 얘기도 나올라', '손주 미행당하고 가족 졸도…가정 파탄 직전' 등이었다. 기사의 제목만 보면 인사검증이 마치 사회악처럼 느껴질 정도다. 반면 이 언론사는 지난 대선 기간 안철수 전 대선후보 등 야권 인사에 대해서는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었다"고 비판했다.
<동아>는 특히 "총리 후보에서 낙마한 김 위원장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이 언론사의 독자권익보호위원장을 지냈다"고 적시, 문제 언론사가 <조선일보>임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이 독자권익보호위원장을 맡았던 언론은 다름아닌 <조선일보>였기 때문이다.
<동아>는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언론의 검증을 문제화, 무력화하려는 것은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기능 자체를 잘못 이해한 것이며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한다"며,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언론은 의혹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뭐든 밝혀낼 임무가 있다. 언론사가 그 임무를 스스로 비판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고 거듭 <조선>에 대해 융단폭격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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