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29일 북한 핵이 외교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정치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북한이 최근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금과 예산 등을 볼 때 쉽게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시기 아직 결정되지 않아"
벨 사령관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서울 중구 남대문로 상의에서 열린 조찬강연 ‘한미동맹의 미래와 한반도 안보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북한의 말이나 우리의 정보 판단을 믿지 않은 사람들은 놀랐겠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며 "북은 핵무기를 정치, 정책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변국을 협박하고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려 하고 있다"고 북한을 거세게 비판했다.
벨 사령관은 "북핵은 군사적 수단보다는 정치적 수단의 성격이 강하며, 외교관들이 협상력을 높이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북핵에 결코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은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자위차원에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허황된 생각으로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계획이 없고 단지 대한민국 국민이 자유와 번영 속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우리는 말보다 행동으로 북의 도발에 대한 억제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며 북이 어떤 무기를 보유해도 우리는 신속하고 결정적으로 대응, 종결할 것이라는 점을 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벨 사령관은 "힘을 통해서만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로 우리는 북한의 협박이나 위협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의도에 대한 철학적 논쟁에 속아서는 안된다.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계획하는지에 대해 그 누구도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그러나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해선 "지난 50여 연간 북한은 중앙정부가 경제를 통제하고 군을 유지해온 것 등을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북한이 조만간 붕괴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북한 정권은 자금과 예산, 군부 보유 자산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지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이 긍정적 미래를 선택하도록 우리가 유도를 해야 한다"며 "북한은 주민들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도발을 중지하고 외교적.평화적 방법으로 협상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벨29일 상의에서 강연하는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 ⓒ 상의
사령관은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시기와 관련,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에도 시기가 중요하듯, 군사관계도 마찬가지"라며 "전작권 이양 시기가 결정돼야 세부적인 군사계획을 수립할 수 있고 필요한 예산과 장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조속한 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특히 “내년 여름에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제공할 것"이라며 "한미관계의 힘은 지휘관계가 아니라 적의 위협에 대비해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의지력을 피력할 때 나타나며, 지휘관계는 양국간 공약보다 덜 중요하다"고 밝혔다.
벨 사령관은 “미군은 정보자산과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지휘통제체제 등 한국군이 부족한 보완전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며 전력 공백은 없을 것”이라며 “주한미군의 첨단 지휘통제체제를 한미가 현재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이런 체제와 장비는 (전작권 이양 이후에도) 철수하지 않고 한국군이 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한미는 앞으로 조직 및 사령부의 모습에 대해서도 합의하고 명문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군사조직을 창출해서 훈련과 연습을 통해 검증해야 하고 이를 통해 효과적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