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선 출마 조만간 결단"
"진보당 사태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정 고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개혁모임 초청간담회에서 "총선과정에서 당의 가치와 노선, 정권교체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이 실종되면서 대승을 놓쳤는데 대선 과정에서도 반복되면 총선처럼 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출마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있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내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 여부에 대해선 "정권교체는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곧 시대정신이다. 지난 5년동안 뼈아픈 상실감과 분노가 어디로 사라진 것이 아니다"라며 "동서양의 선거를 보면 경제가 나쁜데 정권이 다시 창출된 예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권교체 전제조건으로 '단합', '정체성', '문제해결능력' 등을 꼽으며, 우선 '단합'과 관련 "이미 상대방은 기득권을 쥐고 재벌, 보수언론, 기회주의 관료, 쿠데타 세력, 보수정당 모두가 이익을 공유하하며 공고하게 하나가 되어있는 반면 우리는 과연 얼마나 단결되어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5년전 경험을 봐도 하나가 되지 않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체성'과 관련해선 "새누리당과 다른 색깔, 다른 정체성을 국민들에게 앞으로 6개월동안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필수조건"이라며 "미국을 보면 저소득층과 사회적약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보적 지지자인데 우리는 최근 조사를 봐도 저소득층이 오히려 서민을 위하는 정당이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이라는 잘못된 이미지와 신호가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선거 후 좌클릭이 잘못됐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가 뭘 좌클릭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우리는 민간인 불법사찰 심판 하나만 갖고 선거했다. 전략실패다. 지난 2년간 중도개혁주의 정당을 진보적인 민주당으로 바꿔냈던 과정,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중심으로 강령에 담아냈던 정신을 일관되게 가져가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 해결'과 관련해선 "과거 김대중 정권출범 당시는 '정권교체'라는 네글자만으로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국민 10명 중 4~5명이 새누리당 박근혜로 정권교체되도 정권교체라고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속에서 정권교체 후 무엇이 달라질지 확실한 그림을 구체적으로 손에 쥐어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여당이 우리의 아젠다인 경제민주화, 보편적 복지 개념과 이미지들을 상당 부분 빼앗아갔다"며 "결국 구체적이고 개별적 사안들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인 예로 쌍용자동차 사태를 거론하며 "쌍용차 문제는 인간의 문제이고,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가라는 근본문제가 여기에 있다"며 "쌍용차 조합원 22명이 자살하고 2천600명의 가족들이 절망의 나락에 빠져있는데 민주당과 여의도는 그들에게 너무 멀다. 그들도 유권자다. 그들이 '그 정당이 그 정당'이라는 냉소주의와 패배주의에 빠져있는 (정권교체를 향한) 열정은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선 "불행한 일이고 정권교체로 가는 과정에서 굉장히 어려운 장애가 발생한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진보당을 지지하는 10%의 진보적인 유권자들이고, 대선승리를 위해서는 그분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 문제를 깊이있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선 "야권에게 안철수 원장은 보물"이라며 "그런 분이 한나라당의 세력확장을 반대한다는 확실한 뜻을 밝혔고 지난 해 박원순 시장을 만들어내는 데도 역할을 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전 위원장에 대해선 "강력한 대선주자고 '박근혜 대세론'이 있다는 것은 현실이며 이것을 뛰어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며 "단순히 경선흥행만 갖고는 민주당의 에너지를 충분히 보여줄 수 없다. 알맹이, 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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