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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부산대 총학 선거 개입 의혹

부산대 총학 “뉴라이트, 1천만원 지원-취업보장 약속”

2007년 정권교체를 주장하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이 우파 성향의 총학생회장 당선과 비운동권 출신의 총학 구성을 목적으로 부산대 총학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7일 교내 문창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한 뉴라이트 조직을 규탄한다”며 “뉴라이트전국연합 관계자들이 비운동권 학생들과 접촉해 선거자금을 제공하며 총학 후보로 출마할 것을 권유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뉴라이트 측, '비운동권 후보에 20십만원 지급 등 금전지원 약속'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28일 이 학교 자유게시판에 부산대 출신의 박 모 목사가 <비 운동권 총학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부터 비롯됐다.

같은 날 해당 글을 본 부산대 재학생 A는 박 목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이에 박 목사는 A와 총학 선거 출마 의사가 있는 B(A의 후배)를 ‘뉴라이트전국연합’ 내 부문별 조직인 대학생연합 김 모 사무국장에게 연결시켜주었다.

이후 박 목사와 김 사무국장, 이 학교 재학생 A, B 등 네 사람은 지난 달 16일 부산대 앞 모 찻집에서 처음으로 만나 총학 선거와 관련해 논의했다.

총학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뉴라이트 대학생연합의 김 사무국장은 “돈(선거지원경비)은 1천만원정도 도와줄수 있다”, “장래는 걱정하지 마라”, “다른 학교들과 함께 해서 전국 연합 세력을 만들것이다”는 등 구체적인 선거 대책을 설정했다.

이후 B는 총학 부후보로, B의 또다른 선배 C는 총학 정후보로 출마했다. 총학에 따르면 정후보로 출마한 C는 김 사무국장의 권유로 지난 달 25일 열린 뉴라이트 전국연합 선거학교에 참가해 북핵문제 등 정치현안과 대학문제, 그리고 선거전술등의 교육을 받았다.

특히 총학에 따르면 김 사무국장이 총학 정후보로 나서는 C에게 “급한 곳에 쓰라”며 경비 20만원을 계좌이체해서 보내주었다는 것. 총학은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사무국장이 계좌이체로 보낸 20만원의 통장 사본을 공개했다.

뉴라이트대학생연합 김 모 사무국장이 부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 C에게 전달한 20만원. ⓒ부산대 총학생회


뉴라이트 지원받던 총학 후보, 사건 전말 중선위 제보 후 자진 사퇴

총학에 따르면 그러나 선거가 한창 진행되는 과정에서 부후보로 나선 B가 뉴라이트와 같은 외부단체가 총학 선거에 개입한다는 사실과 또 직접적인 재정지원까지 약속하고 있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꼈다.

이에 B는 자신과 가까운 캠프 관계자에게 일련의 사실을 털어놓았고, 전모를 접한 캠프 관계자는 지난 4일, 관련 사실 일체를 부산대 중앙선관위에 제보했다.

이후 중선위는 B를 통해 뉴라이트 관계자들의 ‘총학 선거 개입 의혹’ 전말을 확인받았고, 정후보로 나선 C 역시도 이후 중선위에 관련 사실 일체를 최종 확인해 주었다. 사건 일체를 고백한 B와 C는 결국 중선위에 선거출마 포기를 통보했다.

뉴라이트, "허위 비방, 총학에 법적 대응 방침", 20만원 지급 사실은 시인

이같은 부산대 총학측의 기자회견에 대해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이 날 오후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총학 주장을 뉴라이트 측에 대한 비방으로 간주,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부산대 자유게시판에 ‘비 운동권 총학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고 글을 올리신 사람은 부산의 박 모 목사로서 뉴라이트대학생연합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박 목사와 김 사무국장의 관계에 대해서도 “글을 올린 후 박 목사는 자신에게 연락이 온 박 모 학생 외 1인을 대학생연합 김OO 사무국장에게 소개시켜 주었다”며 “이 소개를 받기 전 박 목사와 김 사무국장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고 해명했다.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논란이 된 취업 자리 알선 문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김 사무국장은 자신감이 없어하는 이들 학생들에게 격려차원에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좋은 일을 계속 해 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을 뿐 취업 자리를 알선하겠다는 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선거에 1천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며 “과연 누구에게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부산대 총학생회에서는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도 문제의 20만원 제공 사실과 이들 문제의 네 사람이 부산대 앞 모 찻집에서 만난 사실은 시인했다.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문제가 된 20만원은 ‘후배들과 밥이라도 사 먹으라’며 김 사무국장이 사비를 보내준 것이며 이는 (뉴라이트)대학생연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부산대 총학, “뉴라이트, 금전 지원 내용 녹취록 확보 돼 있다”

이같은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의 강력 반발에 부산대 총학측은 ‘적반하장’이라며 이미 증거 확보 자료가 있어 법적 대응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부산대 총학 관계자는 7일 밤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뉴라이트측의 반박자료에 정말 너무 어이가 없다”며 “이번 사건을 전면 발뺌한 것이 우습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그들(뉴라이트 측)이 지원한 후보 두 명을 모두 만나 직접 해당 사건 팩트를 모두 확인한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한 사실들은 이미 두 후보자도 공식 확인해 준 사실들”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정후보로 출마한 C가, 뉴라이트 김 사무국장에게 약속한 돈 지급 약속이 늦어지자 ‘빨리 안되겠냐’고 채근했고, 이에 김 사무국장이 ‘일단 빌려서 써라’고 C에게 답변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이 관계자는 “김 사무국장이 C에게 ‘한 7백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일단은 당장 3백만원 정도 준비해서 내려가겠다. 팜플랫은 내가 다 찍어주겠다’며 C를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일련의 사실들은 C가 돈을 먼저 빌려썼다가 뉴라이트 측으로부터 실제로 자금을 지원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김 사무국장과의 통화내용을 이미 녹취해 두었고, C는 그 녹취록을 우리에게 증거자료로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학내에 뉴라이트 학생연합이 있을 수 있고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도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문제는 뉴라이트라는 정치적 의도를 가진 단체가 불순한 방법으로 학내에 접근했고, 더욱이 금전적 방법에 의해 총학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부터 뉴라이트에 관심있고 또 관련 학생단체를 학내에 만들고 싶은 학생들이 있다면 공개적이고 자발적으로 그걸 해야지 선거권을 가진 사람들도 아닌 뉴라이트 관계자들이 이렇게 자금까지 대주며 학내에 개입하는 것은 정말 개탄스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 정권교체 강조하는 뉴라이트, 대학가 중심 젊은 유권자 표 노려

내년 3월 정식 창립식을 갖고 출범할 예정인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의 하위 조직으로 이 단체의 부문별연합 조직중의 하나다. 준비위 체제인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현재 회원 수 1천명을 확보해 둔 상태다.

전체 회원 수 11만명의 공룡 조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내년 대선에 있어 보수정당에 의한 정권교체를 목표로 ▲청년연합 ▲교사연합 ▲노동연합 ▲문화체육연합 ▲기독교연합 ▲불교연합 ▲학부모연합 ▲의사연합 등 10여개에 이르는 직능별(부문별) 하위 조직을 구성해 놓고 있다.

문제의 뉴라이트대학생연합은 학내 비운동권 우파 대학생 양성을 기치로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하위조직으로, 내년 대선 때 대학가를 중심으로 한 젊은층들의 보수정당 후보 지지에 이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심지어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뉴라이트 학군장교(ROTC)' 출범까지 계획하고 있다.

한편 부산대 총학생회를 비롯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당주동 뉴라이트전국연합 본부 사무실 앞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뉴라이트 규탄 기자회견을 갖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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