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여승, 문수스님 부도 옆에서 소신공양
유서 "문수스님이 불러서 갑니다", 4대강사업 반대 소신공양?
이날 새벽 5시50분께 경북 군위군 군위읍 소재 사찰인 지보사 경내의 문수스님 부도옆에서 이모씨가 온 몸이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불교닷컴><법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50분께 새벽예불을 하기 위해 기도 스님이 문수 스님 부도탑 앞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하고 전화로 연락해와 지보사 주지인 원범스님이 경찰에 신고했다.
사찰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면서 유서와 타다 남은 휘발유통으로 보이는 플래스틱 조각, 성냥갑 등을 발견했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중이다.
원범스님은 "최근 20일 가량 지보사에서 기도해 온 전직 스님으로 알고 있으며 개량 한복에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소신공양 전 A4 6쪽 분량의 유서를 남겼으며 현재 경찰이 확보한 상태다.
원범스님은 "유서에는 '진관스님, 저 조계종 행자 석진입니다. 문수스님이 불러서 갑니다' 등이 언급된 것으로 안다"고 전해, 4대강사업에 반대한 문수스님의 뒤를 따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불교인권위 관계자는 <불교닷컴>에 소신공양한 예비여승에 대해 "출가했다가 환속한 인물로 안다. 문수스님이 소신공양 후 분향소에서 꽃 공양을 올리는 등 분향소 지킴이 역할을 했고, 문수스님 1주기 때는 조계사에서 100일 기도를 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었다.
원범스님은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소신공양을 한 예비여승은 지난해 지보사에서 15~20일 정도 기도를 했으며 "생전에 문수스님과 인연이 있는 분 같다“고 말했다.
현재 소신한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원범 스님이 전한 유서에는 법명이 ‘석진’이었다. 또 자신이 조계종 행자라고 밝히고 있으나, 총무원 쪽은 법명이 명문이었으며 2009년 출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계종 호법부는 "2009년 9월 사미니계를 받았지만 스스로 2010년 2월 환속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스님은 "직지사에서 행자교육 중 문제점이 발견돼 회의를 통해 환속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유해는 군위 삼성병원에 안치 중이다.
지보사는 지난해 5월31일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소신공양한 고 문수스님이 기거했던 사찰이며 올해 5월31일 스님의 부도탑과 추모비가 제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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