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조선> 출신 교수가 종편선정 왜곡"
<조선>의 공격에 <중앙> 반격 나서, 종편전쟁 점점 이전투구
전날 <조선일보>가 지면을 통해 종편 선정은 재무구조가 최우선 기준이 돼야 한다며 <중앙일보>가 부채가 가장 많고 지난해에도 적자를 보았음을 강조한 데 대한 반격 성격이 짙어, 보수신문간 종편 전쟁은 점점 진흙밭 싸움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중앙일보>는 이날자 모 정치부기자의 '취재 일기' 형식을 빌어 지난 17일 한국언론학회가 개최한 ‘종합편성채널의 합리적 도입방안에 관한 세미나’를 거론하며 "현장에서 느낀 몇 가지 아쉬움이 있다"며 "무엇보다 세미나의 공정성과 관련해서다. 종편 사업을 준비 중인 특정 신문사 출신 교수가 선정방식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발제를 맡았기 때문"이라며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중앙일보>는 문제의 발제자가 누구인지를 실명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어진 기사를 통해 발제자가 누구인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발제자는 중앙·조선·동아일보 등의 재무 상황을 비교하면서 신문사 재무구조가 종편 심사에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 자본금이 일정 수준 이상(3000억원 등)이면 자본의 규모 자체는 문제 삼지 말자고 주장했다. “제작 능력이나 콘텐트 확보 능력의 경우 검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기존 방송 경험뿐 아니라 새로운 제작 능력을 함께 평가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런 주장을 한 이는 <조선일보> 출신인 권만우 경성대 교수(디지털콘텐츠학부)였다.
권 교수 주장을 전한 뒤 <중앙일보>는 "중앙의 경우 방송 진출을 계기로 신문과 방송이 회계적으로 분리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며 "갈수록 어려워지는 신문산업을 볼 때 자칫 종편 사업자가 되고도 신문과 방송이 동시에 부실해지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런 상황을 막고 투자자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클린 컴퍼니(Clean Company)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중앙>에 제시한 종편안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중앙>은 이어 "초기 자본금 규모도 종편 희망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수준인 5000억원으로 정했다. 단기간에 자본을 다시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방송의 초기 자본금이 많을수록 좋다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투자자도 알고 시장도 아는 이런 사실들이 발제문엔 포함되지 않았다"며 거듭 권 교수를 비난했다.
<중앙>은 결론적으로 "토론에 참여한 다수의 전문가는 종편 심사 기준을 만들 때 ‘왜 종편을 도입하려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고 했다. '콘텐트 제작 능력의 배점을 전체의 80%까지 높이자'는 주장도 있었고 '실제 핵심 능력을 볼 수 있게 구체적으로 제작기획서, 실행계획까지 받아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글로벌 미디어로 가려면 자본금 5000억원은 돼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며 거듭 <중앙일보>가 종편 선정자가 돼야 함을 우회적으로 강조하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중앙일보>가 이처럼 <조선일보>측을 맹비난하고 나섬에 따라 <조선일보>가 과연 어떤 반격을 가하고 나설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보수지간 종편 전쟁 과정에 지면이 점점 전투수단으로 전락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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