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박근혜가 포퓰리스트라니?"
"일부 보수들, 박근혜 진화 속도 전혀 따르지 못해"
강준만 교수는 이날자 <한겨레>에 기고한 글 <그렇다면 '이명박시'로>를 통해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를 거는 원인과 관련, "‘원조 콤플렉스’의 관점에서 보자면 ‘세종시 수정’은 쉽게 이해가 가는 일"이라며 "속된 말로, 세종시 사업은 남는 장사가 아니다. 아무런 생색도 낼 수 없고, 남이 먹은 밥상을 설거지하는 꼴이다. 거기 쓸 돈이 있으면 ‘원조’를 주장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에 쓰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하게 된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세종시’를 ‘이명박시’로 바꿔 원안대로 추진하는 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강 교수는 이어 "그런데 ‘원조 콤플렉스’와 무관한 일부 지식인들은 왜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해가면서까지 세종시 사업을 적극 반대하고 나서는가"라며 보수인사 2천인 집단성명을 거론한 뒤, "이들의 주장을 잘 뜯어보기 바란다. 시종일관 ‘효율’을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 자체는 논리적이지만, 이들은 현 ‘서울 1극 체제’의 비효율에 대해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들은 무지하거나 아니면 여전히 ‘1극 집적의 효율’을 신봉하는 ‘사회진화론적 국가주의자’들"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박정희 시절의 개발독재는 찬반 논란의 소지나 있지만, 이들은 세상이 크게 달라진 오늘에도 그때의 발전 모델에 중독돼 있다"며 "이들이 세종시 원안 추진을 주장한 박근혜를 ‘포퓰리스트’ 운운하며 비난하는 건 그들이 박근혜의 진화 속도를 전혀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폭로할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언어 감각마저 퇴화된 걸까"라고 반문한 뒤, "정치인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게 포퓰리즘이라니, 이렇게까지 말을 타락시켜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탄식으로 글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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