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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정치하더라도 대통령은 하지 마라"

"요즘 고시공부하던 시절로 돌아온 느낌"

노무현 전대통령이 22일 퇴임한지 1년을 맞아 요즘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고 근황을 전하며 "직업정치를 하더라도 대통령은 하지 마라"는 복잡한 회한의 심경을 드러냈다.

노 전대통령은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글을 통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자신이 "고시공부 하던 시절이었던 같다"고 답한 적이 있다며, "요즈음 나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를 둘러싼 요즈음의 여러 가지 상황이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는 없는 형편이지만, 지난 12월 인사를 나가지 않기로 한 이후,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의문을 가졌던 여러 가지 일들에 관하여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독서삼매경에 빠진 결과, "세상이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불변의 진리를 알 수는 없을 것이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은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생각이 좀 정리가 되면, 근래 읽은 책 이야기, 직업 정치는 하지마라, 하더라도 대통령은 하지마라는 이야기, 인생에서 실패한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며 우회적으로 요즘 느끼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결론부에서 "무슨 큰일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글을 올리겠다"고 밝혀 앞으로 활발한 글쓰기를 예고했다.

다음은 노 전대통령의 글 전문.

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는가?’ 이런 질문을 받고, 저는 ‘고시공부 하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이런 대답을 한 일이 몇 번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딱딱한 법률 책을,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은 아니었습니다만, 책을 읽을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이치를 깨우치고 아는 것을 더해 간다는 것이 제겐 참 기쁜 일이었습니다. 비록 목표에 대한 기대와 집념이 단단하기는 했지만, 서른이 되도록 부모님에게 얹혀사는 살림살이에, 실낱같은 희망 하나를 바라보며, 아무런 놀이도 휴식도 없이 오로지 책상에서 책과 씨름하는 강행군을, 그것도 몇 년씩이나 계속한다는 것은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랜 동안 그 시절을 행복했던 시절로 기억하는 것은 아마 그런 기쁨이 주는 충만함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요즈음 저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저를 둘러싼 요즈음의 여러 가지 상황이 마음을 편안하게 가질 수는 없는 형편입니다만, 지난 12월 인사를 나가지 않기로 한 이후, 이런 저런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의문을 가졌던 여러 가지 일들에 관하여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책을 읽고 생각한다고 40년이 넘도록 풀지 못한 의문이 다 풀릴 리야 없을 것입니다만, 끝내 알 수 없는 일은 알아내지 못하더라도, 알 수 있는 일을 알지 못하였거나 거꾸로 알고 있었던 것을 바로잡는 일은 얼마간이라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런 저런 책들을 읽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되거나 확인하게 되는 것들이 모두 제가 풀고 싶은 의문에 완전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렇게 하는 동안 세상 이치를 깨우쳐 가는 기쁨이 있고,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살고자 노력에 스스로 보람을 느낍니다.

삶이 무엇이고, 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이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불변의 진리를 알 수는 없을 것이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가 가야할 길을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은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생각이 좀 정리가 되면, 근래 읽은 책 이야기, 직업 정치는 하지마라, 하더라도 대통령은 하지마라는 이야기, 인생에서 실패한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무슨 큰일을 도모하기 위하여 이런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인생을 정리하면서 자라나는 사람들과 삶의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경험 중에서도 큰 자리를 성취한 사람의 실패와 좌절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화려한 성취의 이면에 있는 어두운 이야기가 큰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다만, 본시 재주가 모자라는데다가 허리가 좀 좋지 않아서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속도가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양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아직 글을 내놓을 사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귀향 1년의 인사로 이 글을 올립니다. 그 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2009.2.22
노무현
이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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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4 5
    나다

    김정운 대관식에 안가냐?
    퍼준 보람을 느껴야지?

  • 15 8
    노명박

    노무현은 자중자애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여생을 살아라,
    이명박 같은 희대의 전대미문 인물을 대통령 만든 일등공신아~~~이거 하나 만으로도 샐패한 대통령이다. 개혁하라고 몰아준 지지는 어디에 다 팔아드시고 ㅈ하회전 깜박이 켜고 열심히 우로 달리는 역회전 스크류볼만 그리 던져댔는지,,,앞으로는 언론에 나타나지도 말고 자중자애 하시라~~~

  • 22 19
    으이그

    죽어도 대통령직 제대로 못했다는 얘긴 안하는군.
    명박이 같은 자의 청와대 무혈입성에 가장 큰 공을 세운 무현아,
    왜 네가 대통령을 제대로 못해냈다고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대통령직은 하지 말라고 말하느냐?
    제 실수를 은폐하기 위해 항상 한 술 더 뜨고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그러나 실수 은폐와 호도가 목적이므로 행동은 없고 말 뿐인-
    너의 그 얄팍한 말재롱이 정치판에선 통할지 모르나
    이미 너를 마음 속에서 지워 버린 국민들에겐 더 안통한다.
    영삼이처럼 되고 싶은가?
    이제라도 자기 자신에게 우선 정직해져야 하지 않겠니?
    그래본 적이 없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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