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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월드컵] 한국 간판선수는 차범근?

대표팀 훈련장 앞 걸려진 태극기 옆 차범근 그림 눈길

독일사람들에게는 아직도 한국축구를 이야기할 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 핫스퍼)보다는 ‘차붐’ 차범근 감독(수원삼성)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가보다.

우리 대표팀의 훈련장소인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 구장 앞에는 이번 2006 독일월드컵에 참가한 국가 중 주요국가들의 국기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축구인의 그림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한국의 태극기와 태극전사들의 그림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이들 전체 게시물의 면적 중 단연 가장 넓게 그려져 있다. 한국을 표현한 그림에는 태극기 2장과 남한을 상징하는 한반도 그림, 그리고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4강신화를 달성한 태극전사의 모습을 상상한 그림이 그려 넣어져 있다.

레버쿠젠 바이아레나 경기장 앞에 게시된 태극기와 차범근 감독의 그림 ⓒ뷰스앤뉴스


그리고 한국을 표현한 그림의 가장 중앙에는 차범근 감독의 그림과 함께 ‘Cha Bum’이라고 적어놓았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독일인들은 주저 없이 차범근 감독을 떠올리고 있는 셈이다.

차범근 감독은 10년간의 독일 분데스리가 활약을 통해 통산 98골을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외국인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축구인이다. 그가 활약하던 1970년대의 분데스리가는 현재의 스페인 프리메가리가 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필적하는 세계 최고의 리그였다. 그런 리그에서 동양인으로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남긴 선수가 바로 차범근이었다.

독일 쾰른시 인근의 전철역에서 만난 릭 하이머(67세, 개인사업)씨는 “차붐은 당시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던 독일 국민에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했던 선수”라면서 “그가 경기장에 들어서면 승리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는 말로 그 당시 위상을 소개했다.

레버쿠젠은 차범근 감독의 현역선수생활 중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의 소속팀이다. 레버쿠젠 구단은 아직도 차범근 감독과 끈끈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전 레버쿠젠 구단 차원에서 차범근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팀을 독일로 초청해 연수를 시켜준 것.

연습을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우리 대표선수들도 바이아레나 구장 앞의 태극기와 차범근 감독의 그림을 보며, 현재 자신들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땀흘리고 있는 그 장소에서 선배 축구인이 30여년전 외롭지만 의미있는 투쟁을 했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꼭 이기고 돌아가겠다는 다짐을 갖게 할 것이다.

비록 훌륭한 솜씨로 그려진 그림은 아니지만 이 어눌한 그림 한 장이 그저 어눌하게만 보여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차범근 감독이 선수시절 활약하던 레버쿠젠 바이아레나 구장에서 2006 독일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훈련하고 있는 우리 대표선수들 ⓒ뷰스앤뉴스
쾰른=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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