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4일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선관위를 적극 옹호하며 노태악 선관위원장 엄호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여론이 압도적이며 민주당내 상당수 의원들도 노 위원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행안위 민주당 의원들의 이같은 행보가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는 촉매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내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 등 민주당 행안위 소속 의원 일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우선 "민주당 행안위원 일동은 선관위의 자녀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전수조사와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그리고 조직을 혁신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오늘 긴급 최고위를 열어 노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법적 근거도 불명확한 감사원의 감사 착수를 선관위가 거부한 것을 두고 '국민과의 전쟁 선포'라는 표현을 썼다"며 "국민의힘의 선관위원장 사퇴와 윤석열 정부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감사원의 감사를 받으라는 요구는 선관위를 장악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을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을 비난, 감사원 감사 및 노 위원장사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더 나아가 "선관위원장을 압박해 선거관리의 총 책임자인 사무총장을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임명하려는 야욕을 보인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선관위원장을 흔들어 사무총장에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음모론을 펴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당 행안위원들은 선관위 장악시도를 규탄하고, 우리 민주주의가 이룩해온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민과 함께 저항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들의 이같은 입장은 내년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관위 요직을 국민의힘이 쥐락펴락하게 해선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당 지도부의 의중도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비명계 의원들은 물론이고, 친명 안민석 의원도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감사원 감사에 찬성하고 노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정도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노태악의 선관위'에 대한 비판여론이 비등한 상황이다. 또한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는 노 위원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나온 바 있어, 민주당 행안위 의원 등의 노 위원장 감싸기가 역풍을 키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감사원 국정조사 협상과정에도 노 위원장 사퇴에 반대한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국민의힘 측이 회심의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