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대로 거두리라
4년 전 온갖 괴담과 불법폭력이 난무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시위를 지척에서 목격했었다. 최근 미국산 젖소가 광우병에 걸린 것이 확인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가슴이 철렁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4년 전의 시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소문의 진위를 파악할 겨를도 없이 몇 달간 쇠고기를 입에도 대지 않았던 일이 생각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광우병 사태는 서서히 잊혀져갔다. 시위를 주도한 각종 시민단체 가운데 그 누구도 광우병 촛불시위가 오해와 억측에 인한 것이었음을 시인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당시의 몇몇 단체들이 또다시 '검역주권' 운운하며 2일 서울시청 앞에서 촛불시위를 계획 중이라고 한다. 일부 정치인들도 4년 전과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그들이 국민 건강을 고려했다면 그간 광우병 사태가 재발될 경우에 대비해 각종 제도를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옳다. 정부를 향해 으름장만 놓을 일은 아니다. 촛불 들고 서울광장에 모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국민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