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제일저축은행도 수억 뇌물 받고 600억 불법대출
검찰 구속수사하자 금감원 뒤늦게 조사 나서, 뱅크런 시작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지석배)는 금품을 받고 부동산개발업체 시너시스 등에 600억원을 불법대출해준 제일저축은행 총괄책임자 유모(50) 전무이사를 금품수수 혐의로, 금품을 제공한 시너시스 대표 공모(50)씨를 금품공여 등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 저축은행 직원 4명과 시너시스 재무이사 이모(42)씨 등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제일저축은행 전무이사 유씨는 지난 2006년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 공씨로부터 1억4천만원어치 상품권과 14차례에 걸친 해외여행 경비 4천100만원 등 모두 1억8천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
또 이 은행 대출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김모(38) 차장 등 직원 4명은 시너시스 재무이사 이씨로부터 모두 5천200만원의 상품권을 받았다.
이들은 금품수수 대가로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금지규정을 위반해 공씨가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시너시스, 드림씨엔씨, 조이씨엔씨 등 3개 업체와 개인 명의로 600억원을 불법 대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유씨와 공씨는 학교 동창으로,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것처럼 눈속임하기 위해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거나 개인 명의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기소 사실이 알려지자 제일저축은행에서는 이날 오전 200억원 가까운 예금이 빠져나가는 등 뱅크런이 시작됐다.
금감원은 불법대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검찰이 기소하자 이날 뒤늦게 현장검사에 나서는 등 크게 당황해하며, 예금주들에게 제일저축은행의 BIS비율 등 건전성이 그리 나쁘지 않으니 인출을 중단해줄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부산저축은행도 조사결과 BIS비율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크게 나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어, 예금자들은 금감원의 설명을 믿지 않는 분위기여서 뱅크런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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