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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반미' 때문에 <왕의 남자>에 밀렸나

"<괴물>이 B급영화?" <괴물>의 석연치 않은 아카데미 출품작 탈락

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가 내년 2월 개최예정인 제79회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치열한 경합 끝에 <괴물>을 제치고 한국대표 출품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왕의 남자>보다 높은 흥행실적을 올린 <괴물>의 탈락 이유와 관련, 영화 내용중 일부가 '반미'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영진위 "아카데미는 미국상. 수상 가능성 보고 <왕의 남자> 선정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21일 제79회 아카데미영화제 최우수외국어영화상 한국 출품작 선정 심사를 진행해 <왕의 남자>를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왕의 남자'는 그동안 봉준호 감독의 <괴물>, 김기덕 감독의 <시간> 등 후보작들과 함께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올 해 아카데미상 출품작 심사위원들로는 박기용 감독,영화사 신씨네 신철 대표, 김영진 <필름 2.0> 편집위원, 유운성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주진숙 중앙대 교수, 김병일 촬영감독, 이동진 <조선일보> 기자 등이 참여했다.

'괴물'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는 관객들. ⓒ연합뉴스


영진위는 보도자료에서 <왕의 남자> 선정이 수상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췄음을 솔직히 밝혔다.

영진위는 "아카데미 영화제는 엄밀히 따지고 보면 여타 다른 영화제와 달리 미국의 영화상이며 아카데미 회원들의 성향에 따라 후보 채택과 수상 여부가 갈리는 지극히 폐쇄적인 성격으로 치러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심사위원들의 올해 선정 기준은 철저하게 아카데미의 성향을 의식하고 마련돼야 한다는 데 상호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영진위는 이어 “작품의 미학적인 면이나 상업적 잠재력보다 아카데미상 후보 가능성을 중심을 두고 작품의 내적 호소력, 소재의 소통 가능성, 감독의 브랜드, 해외 배급 능력 등을 상세하게 검토했다"면서, 출품작으로 선정된 <왕의 남자>에 대해 “역사적 소재의 디테일을 미국 관객들이 따라 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문화적인 번역 가능성의 폭이 다른 후보작보다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괴물>, 반미 소재 때문에 탈락?

영화 <왕의 남자>는 폭군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으로 개봉당시 동성애코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고, 광대 공길역을 맡은 이준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으며 1천2백30만 관객동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따라서 <왕의 남자> 선정에 이의를 제기할 이들은 없다. 문제는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괴물>의 석연치 않은 탈락 이유다. 영진위는 <괴물>에 대해 “미국 관객들에게 B급무비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우려가 들었다”는 이유를 들어 탈락시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진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괴물>의 경우 '가족애'를 다뤘다는 각도에서 보면, <왕의 남자>보다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이 더 높다. 전통적으로 아카데미 심사위원단의 경우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가는 가치 중 하나인 '가족애'를 다룬 작품들을 선호하는 뚜렷한 경향성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괴물>이 탈락한 것은 이 영화에 반미적 요소가 삽입돼 있어, 앞서 영진위가 "아카데미는 미국상"이라고 주장한 심사 기준을 고려할 때 <괴물> 대신에 <왕의 남자>가 선택된 결정적 이유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해석은 지난해에도 탈냉전적 내용 때문에 국내 보수세력들로부터 '반미 영화'라는 비난을 받았던 <웰컴투 동막골>(박광현 감독)이 한국 대표작으로 출품됐지만 노미네이트조차 되지 못했던 전례가 있기에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국 영화는 아카데미상을 제외한 나머지 세계 주요영화제를 모두 석권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런만큼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고자 하는 영진위 등의 고심은 충분히 이해간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인들이 싫어하는 '어떤 가치'를 알아서 배제하는 식의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생각과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당당함이 당장은 어렵더라도 아카데미상의 높은 벽을 돌파하는 해법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왕의 남자' 포스터. ⓒ 씨네월드
임재훈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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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

    영화랑?! 반미감정이라니..

  • 0 0
    봄의향기

    https://youtu.be/bQ_wJeV7M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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