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일본총리가 10일 한일강제병합 100년 사과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모처럼 한 목소리로 미흡한 내용이라고 힐난했다.

한나라당의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담화문에서 1910년 강제병합이 한국민의 뜻에 반하여 이뤄졌다는 표현을 하고 일본 궁내청이 보관 중인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를 인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과거보다 진일보한 움직임과 노력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강제병합조약의 불법성’과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동원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는 점은 과거 일본식민 지배의 고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래를 논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며 "일본은 진정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의 구축을 바란다면 의심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더욱 솔직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전현희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오늘 일본총리의 사죄표명은 그동안 일본의 무책임한 태도에 비추어 진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미흡하고 실망스러운 담화"라며 "우리는 아직도 일본의 사죄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당연히 되어야 할 한일강제병합에 대한 원천무효 선언이 빠졌다. 또한 일제 식민지배시기에 있었던 수많은 희생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강제징용문제, 원폭피해자 문제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며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한 일부 문화재를 반환하겠다고 한 부분만 약간의 진전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강제징용 피해자와 위안부 피해보상 문제를 비롯해 식민 잔재로 고통받는 우리 국민들의 아픔을 헤아리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후속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