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는 끝났다! 7월1일부터는...
세계 3대 경제블럭에 '동시 적신호', 더블딥 위기 도래
상반기 마지막 날, 세계주가가 무섭게 폭락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할 것 없이 상반기에 올랐던 것을 다 까먹고 있다. '더블딥'이란 단어가 다시 급속 확산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폴 크루그먼 같은 '닥터 둠'들의 발언권이 다시 세지고 있다.
한때 보랏빛이 찬연하던 세계증시가 왜 갑자기 7월1일을 앞두고 암흑빛으로 바뀌었나. 이유가 있다. 아니,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많다.
우선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있는 유럽부터 보자. 현재진행형인 유럽 재정위기는 차치하고서라도, 유럽 금융시스템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유럽은행들은 7월1일부터 미국발 금융위기때 정부로부터 빌린 4천420억유로(5천455억달러)를 갚아야 한다. 과연 갚을 수 있을까. 벌써부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재정채무를 줄이느라 유럽 각국이 재정긴축에 들어가면서 실물경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제로(0)성장을 넘어서 마이너스 성장까지 우려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폭락을 거듭해 달러화와 '1대 1'이 되는 날이 멀지 않아보이고, 엔화에 대해서도 '1대 100'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럽경제가 세계 최악이라는 의미다.
그러면 미국은 멀쩡한가. 미국도 7월1일부터 신규주택 구입 등에 대한 정부지원이 싹 끊긴다. 더 해주고 싶어도 해줄 돈이 없다. 이미 정부부채가 13조달러를 넘어섰고 해마다 1조달러씩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정부 지원이 끊긴다니까 불황의 기폭제가 됐던 주택경기를 비롯해 소비가 다시 급랭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는가 싶었던 것이 정부 빚잔치에 의한 일시적 착시였음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중국은? 외형상 중국은 잘 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수출은 계속 잘 되고 내수도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세계최대 소비시장인 미국과 유럽이 엉망이 되면, 중국도 용쓸 재주가 없다.
더욱이 중국 자산시장은 불안, 그 자체다. 실물경제와 동떨어져 주가는 계속 바닥에서 허덕이고, 부동산에서는 거품파열 경보음이 연일 울려대고 있다. 이런 마당에 콘퍼런스보드이 중국 4월 경제선행지수가 '실수'로 크게 뻥튀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는 "중국, 너마저"라는 충격에 빠져들었다.
이렇듯 세계 주요 3대 경제블록에서 악재가 겹치면서, 세계경제는 다시 잿빛이 돼가고 있다. "세계 대공황때도 중간에 잠시 반짝 상승기가 있었다"는 폴 크루그먼의 말대로 다시 더블딥, 그것도 장기간에 걸친 더블딥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지도자들의 '위기관리 리더십'도 의무시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에 모인 G20정상들이 기껏 내놓은 해법은 향후 3년간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인다는 거였다. 재정긴축을 하더라도 세계경제가 앞으로 3년간 잘 나갈 것이란 전제가 성립될 때나 가능한 해법이다. 하지만 그런 보장도, 그런 징후도 없다.
2년전 미국발 금융위기때는 각국정부가 재정을 쏟아붓는 것으로 파국을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결과 각국 재정은 엉망이 됐고, 이번에 재정위기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가 재정위기로 전이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세계지도자들에겐 지금 뾰죽한 '해법'이 있을 수 없고, 모여봤자 '공론(空論)'만 오갈뿐이다. G20정상들이 오는 11월 서울에 모일 때도 마찬가지일 게다.
그러면 우리는? 정부 전망은 핑크빛, 그 자체다. 며칠 전 올해 성장률을 5%에서 5.8%로 높여잡더니 이번엔 6% 얘기까지 나온다. 세계경제 불안에 따라 신흥국 화폐인 원화 값어치가 연일 급락하니 수출이 잘 돼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란 식의 낙관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식의 낙관이 가능할까. 세계경제가 다시 더블딥의 늪에 빠져들고, 신용경색이 재연되면 한국만 예외일 수 있을까. 우리보다 모든 면에서 여건이 나은 중국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판에.
빨리 김칫국이라도 들이키고 숙취에서 깨어나 바짝 정신차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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