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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와 전략적유연성은 중국겨냥 美전략”

한반도 위기만 고조, 전면적 재검토 필요

내년 체결을 목표로 한.미간 추진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미국의 대중국 봉쇄를 위한 쌍둥이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이런 대중국 견제론을 배경으로 한 미국의 전략에 대해 한국이 일방적으로 끌려갈 경우 ▲국내적으로는 미국의 국내시장 잠식으로 인한 양극화 심화와 ▲대외적으로는 대중국 마찰과 한반도 전쟁위기까지 내몰린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미 FTA, 경제협정이면서 동시에 군사안보적 협정”

언론개혁시민연대(대표 김영호)가 20일 주최한 <한미FTA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문제-언론이 풀어야한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흔히 한미 양국 공히 언급하듯 FTA는 경제협정이면서도 동시에 군사안보적 협정임에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따라서 한편으로 군사안보적으로 한국을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로 삼고, 경제적으로 한국을 대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미국으로서는 매우 소망스러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뷰스앤뉴스


또 그는 6자회담 이후 한.미 FTA 논의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문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과 더불어 급물살을 타고있다는 점을 들어 한.미 FTA 문제는 미국의 군사안보전략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권경애 변호사 역시 “현재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최근 영국의 가디언 지에서 촘스키가 말한 것처럼 ‘유럽, 북미, 아시아 3극체제’를 막기 위해 (미국이) 한.미 FTA를 체결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권 변호사는 일본이 국제통화기금, 즉 '한중일 통화기금'(AMF)을 형성하자고 제안했을 때(일명 미야자와 플랜) 미국이 집요하게 방해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동북아 패권유지를 위해서는 경제적 패권 장악이 필수임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동북아시아 경제 패권 장악의 연장선으로 한.미 FTA 추진을 바라보았다.

“지키지도 않을 ‘동북아 균형자론’ 꺼내 난리만 떨었다”

한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 발제를 맡은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지난 1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간 장관급 전략대화에서 우리 정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 결정을 한 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럴걸 가지고 무엇 때문에 작년에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내 그 난리를 떨었는지 모를 일”이라면서 “대미항복문서를 보는 듯 했다”, “사실상 미국에 백기투항 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강성 발언으로 현 정부를 강하게 다그쳤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뷰스앤뉴스


한편 이 교수 역시 한.미 FTA 문제와 마찬가지로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의 직접적인 목표 역시 중국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분쟁이 일어나더라도 우리군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측 주장에 대해서도 ‘순진한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설사 한국군이 동북아에서 미국의 대중국 군사행동에 동참하지 않는다해도 주한미군이 대중국 군사작전에 나설경우 이것만으로도 한국은 사실상 중국과 군사적 대결상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전략적 유연성 수용, 한반도 전쟁위기만 키워...

또 그는 “미국이 2사단 감축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반도에 추가 배치하려는 1백10억 달러의 무기도 대부분 패트리어트미사일과 같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용과 대중국 정보수집장비에 불과하다”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수단의 일환으로 전략적 유연성 전략이 활용되고 있음을 제시했다.

정상모 문화방송(MBC) 논설위원도 이같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향후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으로 내다봤다.

정 논설위원은 “흔히 대만문제를 가지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가 제기되지만 동북아 문제는 한반도에서 터진다고 본다. 대만문제 터지면 대만해협에서 터지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터진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정치공학에서는 코크는 강한데서 터지는 것이 아니라 고무풍선마냥 약한데서 터지게 돼 있다”며 “조선말기에 러.일 청일전쟁 강대국간의 국제전쟁이 다 여기서 터졌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예측을 바탕으로 그는 북한의 선제공격 범위에서 벗어나는 주한미군의 평택기지이전이 만료되는 오는 2011년을 전후해 한반도 정세가 가장 불안정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인식에 대한 여론 형성이 가장 급선무”

참석자들은 한.미간 FTA 문제에 있어 “세계 1위 경제대국과 불과 10개월만에 FTA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한.미 FTA 체결은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 좀 더 시간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서도 토론자들은 “미국이 북핵문제를 자꾸 위폐문제와 북한인권문제 등 '북핵문제'가 아닌 '북한문제'로 끌고가고 있다”며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자주 바꾸기 때문에 정부의 무비판적인 전략적 유연성 수용 결정역시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 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미 FTA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해 상대적으로 여론의 관심이 떨어지는 주된 이유는 언론이 그만큼 제 역할을 못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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