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키바라 "연말연초에 더블딥 빠질 것"
"지금 재정지원으로 버티고 있어", "자산시장 활황은 버블"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1990년대 일본 대장성 차관으로 국제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했고 최근에는 하토야마 정권에의 입각설이 나돌고 있는 사카키바라는 지난달 도쿄 시내에서 행한 인터뷰에서 "일본뿐 아니라 미국 경기도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일본의 고용 상황이 아주 나쁘다. 실업률은 5.7%까지 치솟았고, 고용사정은 아주 나쁘다. 전후 최악"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금 잠깐 좋아진 상황이지만 연말연초에 걸쳐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며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더블딥 도래를 단언했다.
그는 미국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도 “미국 금융 시스템은 지난해 사실상 붕괴됐다. 대부분의 투자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일단락된 것은 최근이다. 금융위기가 적어도 하락세는 멈췄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경제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부동산 하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다만 그 폭이 줄어들었을 뿐이다. 주택가격 하락이 완전히 멈춰야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정지원으로 지금 버티고 있는 거다. 환경 대응 자동차인 프리우스 등이나 일부 가전제품, 재정 보조금과 감세 덕분에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효과다. 앞으로가 문제"라며 "재정 지원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다. 고용은 물론 임금 전망도 좋지 않다. 그럼 소비가 다시 침체할 수밖에 없다. 어쩔 도리가 없다”며 거듭 더블딥 도래를 경고했다.
그는 세계적 자산시장 활황에 대해서도 “버블"이라고 단언한 뒤,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각국 중앙은행이 대규모로 돈을 풀었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좋지 않다.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고 있다. 불황으로 갈 곳 없는 돈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한국의 수출증대에 대해서도 "과거에는 일본이나 한국은 낮은 통화가치에 힘입어 수출을 하던 구조였다. 그러나 자원을 수입해야 하는 나라는 통화가치가 높아야 유리하다. 통화가치의 약세로 수출 증대 효과를 보는 것은 잠시뿐”이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통화가치가 높아져야 유리한 국면이 전개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문제점으로 “세계 동시 불황이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여건은 상당히 어렵다. 일본은 한국보다 수출 의존도가 낮지만 세계 불황으로 크게 고전하고 있다"며 "일본도 어려운데 한국은 구조적으로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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